'400km 복직 도보행진 34일' 김진숙 "36년간 난 유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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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영동조선소의 마지막 해고 노동자인 김진숙(61)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지난 12월30일부터 시작한 '복직 도보 행진'을 34일 만에 마무리하며 "왜 36년째 해고자인가, 그 대답을 듣고 싶어 여기까지 왔다"라고 했다.
김 위원은 7일 한진중공업 본사, 광화문, 경복궁 등을 행진 후 오후 2시30분쯤 청와대 앞에 도착해 "36년간 나는 유령이었다. 자본에게, 권력에게만 보이지 않는 유령이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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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700여명 참석..경찰 "방역수칙 위반" 경고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한진중공업 영동조선소의 마지막 해고 노동자인 김진숙(61)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지난 12월30일부터 시작한 '복직 도보 행진'을 34일 만에 마무리하며 "왜 36년째 해고자인가, 그 대답을 듣고 싶어 여기까지 왔다"라고 했다.
김 위원은 7일 한진중공업 본사, 광화문, 경복궁 등을 행진 후 오후 2시30분쯤 청와대 앞에 도착해 "36년간 나는 유령이었다. 자본에게, 권력에게만 보이지 않는 유령이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은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는 정권에서 대우버스, 한국게이츠, 이스타 노동자들은 왜 무더기로 짤렸으며, 쌍용차와 한진 노동자들은 왜 여전히 고용불안에 시달리는가"라고 했다.
이어 "노동 인권 변호사가 대통령인 나라에서 왜 아직도 노동자들은 굶고 해고되고 싸워야 하는가, 왜 아직도 노동자들은 여전히 죽어가는가, 전두환 정권에서 해고된 김진숙은 왜 36년째 해고자인가, 그 대답을 듣고 싶어 34일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라고 했다.
아울러 "앞으로 얼마나 더 먼 길을 가야 할지 모를 우리들, 포기하지 말자, 쓰러지지도 말자, 저도 그러겠다.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투쟁"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1981년 21세의 나이에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주식회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해 노조 활동을 하다 경찰 조사를 받고 1986년 징계해고됐다.
2019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한진중공업에서의 노조활동을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하며 김 위원의 복직을 권고했지만, 한진중공업은 그의 복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2월30일 회사 밖에서 정년을 맞이하게 된 김 위원은 "복직 없이 정년 없다"며 경남 양산에서 청와대까지 걷는 '희망 뚜벅이' 복직 투쟁을 시작했다.
집회에 참석한 해고 노동자들은 릴레이 발언을 통해 "김 위원의 뜻을 이어받아 비정규직 없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 "해고 없는 세상, 투쟁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행진에는 김 위원 등 '희망 뚜벅이' 참여자들, 대우버스·아시아나KO·코레일네트웍스·쌍용자동차·현대건설기계 해고 노동자 등 700여명이 함께했다. 행진 후 최종 집회 장소인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 사거리의 반을 메울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경찰 또한 경복궁 입구부터 대기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9인 이하 집회 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감염병예방법, 집시법 위반이다"라며 맞불 확성기 방송을 이어갔다.
집회 후 김 위원은 참석자들과 일일히 배중 인사를 나누며 사진 촬영도 함께 했다. 이 과정에서 눈물을 훔치는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한편 집회가 끝난 뒤 48일째 단식투쟁을 이어온 활동가들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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