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지하철 놔주오' .. 지방선거 1년 앞두고 전철 요구 봇물

한상봉 2021. 2. 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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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전철을 연결해 달라는 집단 민원이 또 다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11년 전 입주한 고양 식사지구 주민들도 전철역 연결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끝에 최근 트램 연장을 이끌어 냈다.

중전철 또는 경전철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실망스럽다는 입장이지만, 고양시는 약 70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지와 풍동또는 하늘마을 까지 연장해 달라는 다른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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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재원조달 방안 고려 없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난감

[서울신문]

경기 고양 가좌마을 주민들이 대화역이 종점인 3호선을 가좌지구까지 연장될 수 있도록 이재준 시장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하며, 지난 1일 오전 고양시청 주차장에 드러누웠다.고양신문 제공.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전철을 연결해 달라는 집단 민원이 또 다시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 경제성이나 재원 마련대책 여부 상관없는 막무가내식 요구에 정치인들은 어떻게 장단을 맞춰야 할 지 난감한 상황이다.

특히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국회의원 지역구였던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마을 주민들의 요구가 거세다.

7일 고양시에 따르면 가좌마을 주민들은 전철3호선 파주 연장이 가시화 되면서 김 전 장관의 공약 이행에 이재준 시장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대화역이 종점인 전철3호선을 정부가 가좌마을 까지 연장해 주길 바라고 있으나, 김 전 장관이 지역구 국회의원은 물론 장관 까지 그만 둬 불안한 마음이다. 김 전 장관은 이 지역에서 두 차례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3호선 가좌마을 연장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3호선은 대화역에서 가좌마을 뿐 아니라,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지구와 파주 운정신도시를 거쳐 금릉역 근처 까지 연장해야 한다. 더욱이 대화역에서 가좌마을은 서북, 덕이·운정·금릉은 북동향에 있어 두 지역을 단일노선으로 연결할 경우 경제성이 낮아진다.

11년 전 입주한 고양 식사지구 주민들도 전철역 연결을 줄기차게 요구해온 끝에 최근 트램 연장을 이끌어 냈다. 중전철 또는 경전철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실망스럽다는 입장이지만, 고양시는 약 70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업비를 어떻게 조달할지와 풍동또는 하늘마을 까지 연장해 달라는 다른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GTX-D노선 유치를 놓고도 지역마다 ‘동상이몽’이다. 이 노선은 올 상반기 발표될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울·인천·경기 지역 여러 지자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경유를 희망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경기도는 부천·김포·하남 등 3개 지자체와 함께 인천공항과 김포 통진읍에서 각각 출발해 ‘Y자 형태’로 부천에서 만나 구로역, 사당역, 삼성역을 거쳐 하남까지 연결하는 D노선안을 국토부에 제출했다. 김포 등 일부 지역주민들은 D노선 유치를 요구하는 서명 작업까지 벌였다.

다른 지역에서도 벌떼같이 일어섰다. 이달 초 서울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변창흠 국토부 장관을 만나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 편의성 확대 등을 위해 D노선이 김포공항과 마곡지구를 경유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며 경기도의 D노선안과 다소 다른 요구를 했다.

경기 동부지역에서는 남양주시와 경기도가 또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남양주시는 최근 D노선을 남양주 와부권역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최근 D노선 시작점을 하남에서 광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와부읍과 광주는 방향이 전혀 달라, 두 곳중 한 곳은 눈물을 삼켜야 한다.

이같이 경제성 여부와 상관없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철도 관련 민원은 정치인들이 ‘표’를 얻기 위해 섣부르게 공약한 결과로, 다가오는 지방선거 때 부터는 ‘일단 약속해놓고 보자’식 공약을 가려낼 수 있는 성숙한 유권자 의식 요구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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