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유임·검찰국장엔 또 '秋라인'..'尹 견제기조' 유지

CBS노컷뉴스 박성완·정다운·윤준호 기자 2021. 2. 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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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두번째 유임..한동훈도 인사대상서 제외
심재철·이정수 서로 교체..'秋라인 돌려막기' 비판도
"무늬만 소통..총장 의견 수렴 없어" 檢 내부 부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장. 황진환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단행된 검찰 고위급 인사에선 '추미애 라인', 또는 '친(親) 정부 성향'으로 분류됐던 이들의 대거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도 유임됐다.

윤 총장 측 인사로 불리며 추미애 전 장관 체제 때 좌천됐던 인사들의 요직 복귀도 없었다. 박 장관이 인사와 관련한 소통을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론 윤 총장 견제에 무게를 둔 인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무부는 7일 대검검사급(검사장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9일자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 지검장의 두번째 유임이다. 윤 총장은 지휘·통솔 등 조직 운영 과정에서 잡음이 많았던 검찰 핵심 보직자를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그 대표적인 인물로 이 지검장이 거론됐지만 재차 자리를 유지한 것이다.

그는 채널A 사건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수사 등 중요 사건 처리 과정에서 윤 총장은 물론 중앙지검 구성원들과도 적잖은 충돌을 빚었다. 중앙지검 내부에서조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존재가치를 위협하는 조치들을 즉각 중단해 달라"는 목소리와 함께 자진 사퇴 요구도 나왔었다.

대표적인 친 정부 인사로 거론돼 온 이 지검장이 유임되자 검찰 안팎에선 "박 장관이 총장과의 의견을 듣는다고는 외부에 강조했지만, 실제론 현 정부 강경파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일선 복귀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한동훈 법무연구원 연구위원(검사장)이 인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두고도 비슷한 분석이 제기된다.

'추미애 체제' 때 윤 총장 징계 실무를 사실상 주도하다가 법원의 잇따른 효력정지 판결로 난감한 처지에 놓인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 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심 국장 자리에는 이정수 현 남부지검장이 오게 됐다.

남부지검은 '라임 사건' 담당 검찰청으로, 추 전 장관이 윤 총장에게 이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지휘한 점을 비판하며 박순철 전 지검장이 지난해 10월 사의를 표하자 이정수 지검장이 후임 역할을 맡아왔다. 이정수 지검장은 작년 11월 전국 일선 검사장 17명이 윤 총장 징계 청구를 비판하며 성명서를 냈을 때에도 이성윤 중앙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윤창원 기자
심재철 국장과 이정수 지검장의 자리 교체를 놓고 '추미애 라인 인사 돌려막기'라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재경지검의 한 관계자는 "심 국장 교체라는 모양새를 갖췄을 뿐, 경질이 아닌 사실상의 영전"이라며 "결국 실질은 '추미애 시즌2' 인사로 보인다"고 비판적 시각을 내비쳤다.

검찰총장의 복심으로 평가 받는 '대검 기획조정부장' 자리엔 조종태 현 춘천지검장(사법연수원 25기)이 오게 됐다. 기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검장이 기조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건 흔치 않은 일로서, 이 역시 윤 총장의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김지용 서울고검 차장이 춘천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점을 놓고도 검찰 내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 채널A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정진웅 차장 검사를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하고, 윤 총장 징계 국면에서도 추 전 장관에게 쓴 소리를 했던 조상철 서울고검장을 견제하려는 목적 아니냐는 것이다.

한 간부급 검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윤 총장 견제라는 큰 기조엔 변화가 없는 것 같다"는 총평을 내놨다.

한편 법무부는 "공석 충원 외에 검사장급 승진 인사 없이 전보를 최소화 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사건을 지휘하는 중앙지검장, 대전지검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검사장을 유임시켜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의 안착과 업무의 연속성을 도모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특히 "인사에 관한 검찰총장 의견 청취 절차를 실질화 해 두 차례에 걸쳐 검찰총장을 직접 만나 구체적인 의견을 듣고 그 취지를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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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정다운·윤준호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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