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원순 부인 추정 손편지에 '2차 가해' 논란.."안희정 때랑 똑같다"

정한결 기자 2021. 2. 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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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손편지가 온라인 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때와 유사하다며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입을 모은다.

이 변호사는 "인권위와 재판을 통해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이 인정된 상태"라면서 "진위 여부를 떠나 박 전 시장의 측근들이 이같은 내용의 편지를 유포하는 것 자체가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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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인식이 열린 지난해 7월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운구 차량이 영결식을 위해 서울시청으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부인 강난희씨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손편지가 온라인 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여성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때와 유사하다며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입을 모은다.

7일 통화한 윤김지영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폭력)피해가 발생했다고 확인했음에도 이같은 내용이 번졌다" 면서 "피해자가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할 시점에 다시 끄집어내는 아주 뿌리 깊은 2차 피해 유형"이라고 진단했다.

이명숙 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변호사도 편지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 변호사는 "인권위와 재판을 통해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이 인정된 상태"라면서 "진위 여부를 떠나 박 전 시장의 측근들이 이같은 내용의 편지를 유포하는 것 자체가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편지를 봤을 때 화가 나고 다시 고통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성폭행이)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수사기관을 통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달 25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같은달 14일에는 법원이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은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안 전 지사 사건과 유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시 안 전 지사의 부인은 피해자 김지은씨가 거짓을 주장하고 있다는 장문의 글을 작성한 바 있다.

윤김 교수는 "안 전 지사 사태에도 있었던 전형적인 2차 가해"라면서 "유가족 여성과 피해자 여성 간 대립을 통해 성폭력 가해자를 피해자로, 성폭력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드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편지가 설령 가짜라면 이는 유가족에 대한 피해도 유발하는 심각한 사안"이라면서 "인권위의 결정 등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부의사로 읽힌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강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손편지 2장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는 탄원서 1장을 찍은 사진이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강 씨가 이 편지를 작성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일부 정치권 인사와 민경국 전 서울시 인사기획비서관 등 박 전 시장의 측근들도 편지를 공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에서 진위 여부를 파악한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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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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