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콜센터 직고용 이후 국민연금공단 '노노갈등' 몸살
[파이낸셜뉴스]콜센터 직원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한 대표 공공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이 '노노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들이 공단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 직고용 전환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그러나 모범사례로 거론돼온 국민연금공단 내에서도 노노갈등이라는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직고용된 직원들이 승진체계와 휴식시간 등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일반직 직원들과 마찰을 겪고 있는 것이다. 공공기관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성급히 진행돼 '터질 게 터졌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체계적인 인사와 임금관리 방안 등 시스템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7일 연금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지난 2019년 1월 1일자로 콜센터 상담원 387명을 포함한 827명의 간접고용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했다. 자회사 방식을 거치지 않고 직접고용 형태로 간접고용 노동자 전체를 직접 고용한 공공기관의 사실상 첫 번째 사례였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오히려 내부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콜센터 상담직 직원들은 정규직 전환 이후 동기부여와 성취감 고취 등을 이유로 승진체계 마련을 공단에 요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무직 직무는 업무의 난이도와 책임을 구분하기 어려워 승진제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공단은 근무기간에 따라 수당이 가산되는 승급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콜센터 상담직의 이같은 요구에 승진체계 도입을 검토 중이다.
또 근무시간 중 휴식시간을 의무적으로 부여해달라는 내용도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상 콜센터장은 직원이 악성민원 등으로 심적 고충이 클 경우 60분 이내에서 휴게시간을 부여할 수 있다. 공단은 검토 후 시행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연말 김용진 이사장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직원들과의 현장소통을 진행했다. 콜센터 공무직 직원들의 요구를 "장기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반 정규직 직원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금공단 일반직 직원 A씨는 "처음 전환 당시에는 '정규직만 돼도 좋다'였지만 지금은 승진체계까지 요구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특성상 민원 상담은 모든 직원들이 하고 있는데, 점심시간 외 휴게시간 요구는 무슨 말인가 싶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장기검토하겠다는 공단의 답변에도 답답함을 이야기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장기검토라고 말한 순간 다음 이사장이 오면 더욱 강하게 요구할 수도 있고, 검토를 철회한다면 더 큰 반발이 생길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들의 끝없는 요구를 보면서 밤잠 줄여가며 공부한 열정이 오히려 바보같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연금공단의 내부 게시판 등에는 콜센터 직원들과 일반직 직원들 사이의 갈등만 커지고 있다. 콜센터 직원들은 "껍데기 뿐인 전환에 일을 하면 할수록 상대적 박탈감만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콜센터 직고용 위헌소송, 민주노총 탈퇴 등이 논의되며 노노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금공단 측은 "직고용 당시 70회가 넘는 회의를 하며 경력을 고려한 보수체계 등 기본적인 처우개선을 함께 진행했다"며 "지금도 현장 소통하며 모든 직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부분들은 장기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직화 이후에도 벌어지는 이같은 갈등 상황은 예견된 갈등이었다고 전문가는 꼬집었다. 정부가 정규직화를 이야기하면서 인사나 임금체계 문제도 같이 패키지로 풀어나갔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최영기 한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는 "연금공단이나 건보공단뿐 아니고 모든 공공기관들이 정규직화 이후 새롭게 제기되는 임금이나 승진 등 문제들을 안고 있다"며 "계약 형태만 바꿔놨을 뿐이지 임금체계나 승진 등은 부과해서 쟁취해야 할 이슈들이 돼 버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규직화는 문제의 끝이 아니고, 이 직원들에 대한 인사관리는 따로 정비하는 등 체계적인 노력과 지원조치들이 있어야 한다"며 "공무직위원회 외에 상시기구를 만들어 일관된 체계로 표준모델을 세우고 도입해가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현욱, 장난감 자랑하다 전라노출…사진 빛삭
- 남편상 사강, 4년만 안방 복귀…고현정 동생
- "눈 떴는데 침대에 피가 흥건"..토니안, 정신과 증상 8가지 나타났다 고백 [헬스톡]
- 이재명 유죄에 비명계 뜬다…민주 균열 가속화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치마 야하다고"…엄지인, 얼마나 짧기에 MC 짤렸나
- 영주서 50대 경찰관 야산서 숨진채 발견…경찰 수사 착수
- "조카 소설, 타락의 극치" 한강의 목사 삼촌, 공개 편지
- "엄마하고 삼촌이랑 같이 침대에서 잤어" 위장이혼 요구한 아내, 알고보니...
- "딸이 너무 예뻐서 의심"…아내 불륜 확신한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