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거북도 갇혀 탈진..'괭생이모자반' 제주 한달만에 1년치 유입
[경향신문]
지난 6일 오후 3시45분쯤 제주 제주시 한림읍 수원포구. 멸종위기종인 푸른바다거북이 바다 위를 점령한 괭생이모자반에 걸려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해경이 현장에 도착해 보니 가로 35cm, 세로 57cm, 몸무게 약 10kg 정도의 거북이 모자반에 갇혀 탈진한 상태로 있었다. 해경은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거북을 구조한 후 인근 갯바위에서 다시 해상으로 방류했다. 하지만 거북은 기력이 다한 탓인지 잠수하지 못하고 다시 떠밀려왔다. 해경은 거북의 기복 회력을 도운 후 8일쯤 재방류하기로 했다.
제주 바다에 1월 한 달 밀려든 괭생이모자반 규모가 이미 지난해 발생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1월 한달 유입된 괭생이모자반은 5913t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제주시가 전체의 97%인 5740t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서귀포시는 173t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 한 해 제주에 유입된 괭생이모자반 5186t을 넘어선 수치다. 또 최근 5년 사이 발생량 중 가장 많다. 제주도가 집계한 괭생이 모자반 발생량을 보면 2016년 2441t, 2017년4407t, 2018년 2150t, 2019년 860t, 2020년 5186t이다.
특히 괭생이모자반이 보통 3월부터 6월 사이에 제주 해안에 유입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두달 정도 일찍 밀려들었다.
때문에 괭생이모자반이 예년처럼 오는 6월까지 지속적으로 밀려들 경우 발생량은 사상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괭생이모자반이 다량 유입되면 양식장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것은 물론 어선 스크루에 감겨 안전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해안에 쌓인 모자반을 치우기 위해 중장비, 인력을 동원하는 등 투입되는 행정력과 예산도 적지 않다. 제때 수거하지 않을 경우 썩어 악취를 풍기고 미관을 저해한다.
수거한 모자반은 퇴비로 활용하고 있지만 발생량이 크게 늘 경우 처리난도 불가피하다. 해양 쓰레기가 뒤엉켜 있어 분리 작업을 하는 것도 문제다.
제주도는 괭생이모자반이 중국 동부 연안에서 발생해 해류와 바람에 의해 제주 연안에 대량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달부터 해양수산국장을 본부장으로 3개 대응반을 구성해 모자반 수거에 나서고 있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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