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두 번의 구조.. 세 번째 기적을 기다리는 강아지 삼남매

고은경 2021. 2. 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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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중순 강원 강릉시 한 외곽의 논길 옆 도로에서 어미개와 새끼 3마리가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가 강릉시보호소에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기동물이 계속 입소하게 되면서 시보호소는 믹스견 가족을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솔잎이네 가족은 다행히 도로에서, 또 지자체 보호소에서 구조돼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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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276. 5개월 추정 풀잎, 잎새, 잔디
평생 가족을 기다리는 강아지 삼남매 잎새(왼쪽부터), 풀이프 잔디.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어미개 솔잎(왼쪽부터)과 풀잎, 잔디, 잎새가 구조된 후 서울 강서구 팅커벨프로젝트 입양센터에서 지내던 모습. 솔잎이는 입양처를 찾았고 나머지 세 마리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지난해 10월 중순 강원 강릉시 한 외곽의 논길 옆 도로에서 어미개와 새끼 3마리가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가 강릉시보호소에 접수됐습니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였기 때문에 자칫하면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죠. 다행히 시보호소 관계자가 현장에 출동해 네 마리를 구조했습니다.

도로 위에서 목숨은 건졌지만 믹스견 가족에게 주어진 기간은 법적으로 10일입니다. 이 기간 안에 보호자를 찾거나 새 입양가족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지자체 보호소 여건 마다 보호 기간이 다르긴 하지만 유기동물이 계속 보호소에서 살 수도 없고, 또 보호소에서의 삶이 행복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사람을 잘 따르고 적극적인 성격의 풀잎. 팅커벨 프로젝트 제공

강릉시보호소는 다행히 공고기간 10일이 지나면 바로 안락사를 하는 대신 입양처를 찾아주려고 애쓰고 있는데요. 이번에 구조한 네 마리의 경우 믹스견이여서인지 입양처를 쉽게 찾지 못하고 공고기간을 훌쩍 넘겨 3개월 가까이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기동물이 계속 입소하게 되면서 시보호소는 믹스견 가족을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합니다.

귀여운 모습의 잎새.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자칫 안락사를 당할 수도 있던 아슬아슬한 순간, 동물보호단체 팅커벨 프로젝트가 사연을 듣고 지난달 10일 믹스견 가족을 팅커벨 입양센터로 데려왔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새끼들을 잘 돌본 어미개에게는 솔잎, 세 마리의 새끼들에게는 풀잎, 잎새, 잔디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요.

어미개 솔잎이 가장 먼저 입양을 가게 됐고, 현재 입양센터에는 삼남매 풀잎(5개월령∙수컷), 잎새(5개월령∙수컷), 잔디(5개월령∙암컷)가 남아있다고 합니다. 강아지답게 활발하고요, 모두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해요. 유일한 암컷인 잔디는 남매들과 노는 것도 좋아하지만 곧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고 하네요. 솔잎이가 덩치가 작았던 만큼 삼남매도 5㎏ 안팎까지 클 것으로 보인다는 게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의 설명입니다.

삼남매 중 유일한 암컷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줄 아는 잔디.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사실 솔잎이네 가족이 어쩌다 도로 옆으로 나와 배회하게 됐는지 정확히는 모릅니다. 하지만 중성화수술을 시키지 않아 번식으로 이어졌고, 또 기르던 개들이 사라져도 보호자가 찾지 않은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렇게 방치된 개들이 보호소로 오게 되고, 지금도 많은 개들이 보호소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 하고 있습니다.

팅커벨프로젝트 입양센터에서 지내는 만복이(왼쪽부터)와 잎새, 풀잎, 잔디가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팅커벨프로젝트 제공

솔잎이네 가족은 다행히 도로에서, 또 지자체 보호소에서 구조돼 한 가정의 반려견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강아지 삼남매는 지금부터 사회화 교육 등 배워야 할 것들도 많습니다. 풀잎, 잎새, 잔디가 견생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할 평생 가족을 기다립니다.

▶입양문의: 팅커벨프로젝트 hdycc@hanmail.net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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