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12년만에 사라진다

김경배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 회장이 2013년 6월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소상공인 전기 10% 줄이기 캠페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골목상권 진출을 저지했던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현재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할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자리잡았기에 자신들은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며 설립허가 취소를 받아들였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09년 설립된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소단연)에 대한 비영리법인 설립허가를 지난 2일 취소했다고 7일 밝혔다.

중기부에 따르면, '소단연'은 최근 수년간 연간 실적보고서와 사업계획서를 주무부처인 중기부에 제출하지 않았다. 민법 제38조(법인의 설립허가의 취소)와 중기부의 비영리법인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 제9조는 일정 기간 사업실적과 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법인 주사무소가 없거나 연락이 두절되는 등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비영리법인의 설립 허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최근 3년 이상 실적보고서와 계획서를 제출받지 못했고, 해당 법인이 활동이 없었다"며 "법인 설립자와 관계자들 역시 자신들이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며 더 이상 법인을 존속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소단연은 2009년 대기업의 SSM 진출을 반대하며 만들어진 최초의 소상공인 연합 단체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홀대 받던 소상공인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해 실질적인 소상공인 권리를 지켜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경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이 여러 업종별 협회와 손잡고 출범시킨 소단연은 설립과 동시에 SSM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이는 2010년 전통시장 500m 이내에 SSM 진출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성과를 만들었다.

소단연은 이후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한 카드경제 거부운동, PC방 금연법 대응, 대기업의 바이오디젤시장 진출 등 무차별적 사업 확장에 반대하는 활동을 이어갔다. 2010년 롯데마트가 출시한 지 일주일만에 사업을 접은 5000원짜리 '통큰치킨' 사태에서도 골목상권에 대한 침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던 소단연은 2013년 소공연 설립이 본격화되면서 사실상의 '조직 전환'을 맞이했다. 초기에 참여했던 주축들이 대부분 소공연 설립에 관여했다. 이 때문에 소공연 관계자는 "소단연은 소공연의 전신 격"이라고 설명했다.

소단연 사무총장을 지냈던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 의원은 한국인터넷PC방 협동조합 이사장이자 소단연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면서 법정단체 소공연 창립의 기틀을 쌓고 소공연 1·2대 회장을 거친 뒤 국회로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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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최우영 기자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