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제이콘텐트리 주가는 고공행진..왜?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2021. 2. 7. 13:3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분기 영업손실 158억, 순손실900억 기록
메가박스중앙 주식 취득 계약 따라 800억대 파생손실
회계 이슈 빼면 '신사업' 방송은 100억대 이익체력 확인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오르고 증권가도 목표가 잇따라 상향
메가박스 돌비시네마
[서울경제]

제이콘텐트리(036420)가 ‘어닝쇼크’ 수준의 4분기 실적과 800억 원대 파생상품거래손실 공시에도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신사업인 방송사업의 기초체력이 확인된 점과 회계 이슈로 인한 실적 불확실성이라는 악재가 해소된 점을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는 어닝쇼크에도 목표가를 올리기까지 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콘텐트리는 지난 4일 지난 4분기에 매출 918억 원, 영업손실 158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어느 정도 실적 악화가 예상됐지만, 시장 전망치였던 매출 1,053억 원 영업손실 61억 원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다. 여기에 제이콘텐트리 같은 날 827억 원(파생상품평가손실 139억 원·파생상품거래손실 688억 원)의 파생상품거래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파생상품거래손실은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줘 대표적인 재무적인 악재로 인식된다.

그럼에도 5일 제이콘텐트리의 주가는 3.76% 오른 4만 950원에 장을 마쳤다. 외형상 어닝쇼크에도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회계 이슈에 따른 실적 불확실성 우려가 해소된데다가, 신사업인 방송의 기초체력이 확인됐다는 점이 오히려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제이콘텐트리 사업은 크게 극장(영화)과 방송사업으로 나뉜다. 제이콘텐트리의 4분기 방송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한 757억 원, 영업이익은 10억 원, 영화 부문 매출은 213억 원, 영업손실은 158억 원을 기록했다. 영화부문은 예상됐던 손실이지만, 신사업으로 기대했던 방송부문의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방송부문 실적 악화가 회계상 이슈라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18개월 단위였던 작품의 판권 상각 기간이 지난 4분기부터 6개월로 줄며 판권 상각 비용 166억 원이 일시에 반영된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작품의 가속 상각, 지난해 해외 판권 상각으로 올해 상각비 부담이 축소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제이콘텐트리는 이와 함께 지난 4일 지난해 총 827억 원( 파생상품평가손실 139억 원, 파생상품거래손실 688억 원)의 파생상품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배경에 대해서는 “메가박스중앙 주식 관련 외부투자자와 체결한 정산약정 실행에 따른 파생상품거래손실 발생”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파생상품평가손실의 경우, 지난해 11월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현재 지분율 90.8%)의 지분 17.3%를 취득하기 위해 발행한 교환사채가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주당 3만 836원에 살 수 있는 전환사채를 500억 원가량 발행했는데, 이후 주가가 30% 이상 오르며 평가손실로 이어졌다.

증권가에서는 파생상품거래손실의 경우 코로나 19로 인해 메가박스중앙의 상장이 늦어지며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이콘텐트리는 사업의 한 축인 방송 부문 투자를 위해 또 다른 축인 메가박스(극장) IPO를 추진해 자금을 마련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채를 발행하며 오는 4월 30일까지 메가박스중앙이 상장요건을 갖췄음에도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않는 경우 사채권자에게 최대 15%를 가산한 금액으로 사채권자가 보유한 교환된 주식 전부를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 19로 사실상 메가박스중앙의 IPO가 약정 기간 내 무산되며 약정된 권리 부여가 유력해지자 이를 손실로 잡은 것이다.

다만 실제 현금이 유출되는 것은 아니라는 투자심리에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생상품 손실 역시 재무상 비용으로 선반영한 것으로 실제로 현금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크게 신경 쓸 이슈는 아니”라며 “어닝쇼크를 기록하긴 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투자자들의 관심사인 방송 부문 회계적 이슈(판권 상각 기간 단축)를 제외하면 100억 수준 이익 체력이 검증된 셈”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목표가를 잇달아 높이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목표가를 4만 원에서 4만 4,000원으로, DB금융투자는 3만 7,000원에서 4만 8,000원으로 높였다. 대신증권은 4만 3,000원에서 4만 8,000원으로 높였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수익 추정은 크게 하향 조정했지만 최근 투자로 인해 급격히 상승한 방송 가치를 반영했다”며 “견조한 실적 개선을 지속하는 방송 부문과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극장을 근거로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