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겨울' 넘겼더니 설연휴 14만명 온다고요?"..제주 '전전긍긍'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7일 오전 카페와 맛집이 즐비한 제주시 용두암 해안도로와 이호해수욕장.
코로나19 이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주차장과 도로변에 '허,하,호'라고 쓰인 번호판을 단 렌터카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마스크를 쓴 셀카족들이 탁트인 제주 바다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코로나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토요일인 지난 6일 인기 관광지인 제주시 애월읍 한담 해변 인근에는 갓길까지 차들이 주차될 정도로 적잖은 사람들이 몰렸다.
한 유명 음식점에는 2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도민 고모씨(36)는 "관광객들이 비교적 방역수칙과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는 있었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불안감을 감출수는 없었다"며 "설 연휴에는 관광객이 더 몰릴텐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6일에만 내국인 기준 2만3668명이 제주를 찾았다. 지난해 같은날이 평일(목요일)이어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37.7%나 증가한 수치다.
2월 내국인 관광객은 6일 기준 12만8955명으로 지난해 동기간 11만5305명보다 11.8% 증가했다.
제주도가 민족 최대 명절 설 연휴를 앞두고 다시 긴장하고 있다.
설 연휴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과 귀성객이 하루 평균 3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오는 10~14일 설 연휴 기간 제주 방문객은 하루 평균 2만8600명, 5일간 14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설 연휴(1월23~27일) 21만1848명보다 32.5% 감소한 수치지만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지난달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하루 1만1000~1만2000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갑절 이상 증가한 것이다.
제주 관광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데다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면서 설을 간소하게 지내려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관광객이 제주에 많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 도내 일부 특급호텔의 예약률은 70%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 불황에 허덕이는 관광 업계에는 반짝특수가 반가울수도 있지만 방역당국은 안정세를 보이는 감염 추이가 다시 확산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감염 경로를 알수없는 환자들이 많아 단정지을수 없지만 도민사회에서는 전국적인 논란이 된 진주시 이통장단 등 가을여행객들이 대거 제주를 찾은 이후 확진자가 급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 청정 지대를 자랑하던 제주는 지난해 연말부터 확진지가 폭증해 12월에만 340명이 발생했다.
거리두기 2.5단계 이후부터 점차 감염세가 약해지고 있기는 해도 확진자는 매일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월 코로나 확진자는 총 15명이며 올해 누적 확진자 수도 116명으로 늘었다.
최근 일주일간 도내 일 평균 신규 확진자수는 2.1명이다.
지난 5일에는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기저질환이 없는 60대가 코로나 감염 후 합병증으로 숨졌다.
도민 서모씨(42)는 "잠잠해지나했더니 14만명이나 몰려온다고 해 다시 걱정이 된다"며 "관광객은 오랜만에 외출이 즐겁겠지만 도민들은 연휴 기간 집에 갇혀있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귀성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김모씨(40·여)는 설 명절 제주에 있는 시댁 방문을 미뤘다.
김씨는 "대구는 물론 제주에서도 귀성을 자제하는 분위기여서 연휴가 끝난 후 고민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설 연휴 제주 입도객들에게 '입도 전 3일 이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도록 권고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4일 설 연휴 특별방역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번 설 명절은 코로나19의 '확산이냐' '진정이냐'를 가르는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다"며 "재외도민들은 고향방문을 자제해주고, 여행객들은 제주여행을 미뤄달라"고 당부했다.
kd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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