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재건축 관심없다" 했지만..주판알 튕기는 강남 재건축

공공이 직접 시행하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재초환)와 2년 실거주 의무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2·4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 조합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겉으론 "공공이면 다 싫다"고 했지만 대책 발표 하루 만에 정부에 관련 질의가 쇄도했다.

7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재초환 면제와 2년 실거주 의무 미적용, 사업기간 13년에서 5년 단축 등의 '인센티브'(혜택) 제공을 약속하자 서울 대단지 재건축 조합이 물밑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2·4 대책 발표 직후 강남 재건축 단지 조합장을 중심으로 신청 여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대다수였지만 실제로는 국토교통부에 세부 사항을 묻는 조합원들의 질문이 많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초과수익 10~30%포인트를 보장한다는 발표 내용과 관련해 이 수익률에 재초환이 포함된 것인지 아닌지, 실제 수익률은 어떻게 계산하는지 등을 꼼꼼하게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공이 직접 시행하면 건설사 브랜드 선정 등 어느 범위까지 관여하는지 묻는 질문도 다수였다"고 설명했다.

재초환은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주변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한 금액의 최고 50%를 환수하는 제도다. 강남 재건축 단지 대부분이 재초환 부과 대상인 만큼 관련 질의는 강남권 조합원이 했다고 추정이 된다.

정부 관계자는 "기존 민간 재건축으로 분담금과 재초환을 포함해 5억원 가량을 부담해야 했다면 공공직접 시행시 1억~2억원 정도만 부담해도 된다는 사례 등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권은 최근 집값이 크게 올라 대부분의 단지가 재초환을 통해 가구당 수억원의 부담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전세 매물 부족 여파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82주 연속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1.01.24. dadazon@newsis.com

정부가 제시한 '당근책'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기존에 공공 재건축 사전 컨설팅을 신청했던 7곳이다. 정부는 8·4 대책에서 공공이 공동 시행 혹은 단독 시행할 경우 용적률을 높여주는 공공 재건축을 제시했는데 신반포19, 망우1, 중곡, 신길13, 미성건영, 강변강서 등 총 7개 단지에서 사업성이 얼마나 확보되는지 사전 컨설팅을 받았다.

조합원 분담금이 평균 37% 감소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공공 직접 시행으로 돌아서면 재초환·실거주 의무 미적용이 추가될 수 있다. 사전 컨설팅을 받는 7곳 중 2곳 이상이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을 긍정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공공 직접 시행시 기존 조합이 해산되기 때문에 조합장이나 임원들은 반대하는 입장을 보일 수 있다"며 "조합원들이 실제 혜택이 어느정도 늘어나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참여의사를 보인 재건축 조합과 관련, "특정 지역을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여러 구역에서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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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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