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500여 고객사에 택배단가 인상 통보.. 택배비 오르나

최지희 기자 2021. 2.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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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000120)이 이번 달부터 쇼핑몰 등 일부 화주(貨主)를 상대로 택배 단가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하자 이들 화주를 거래처로 두고 있는 CJ대한통운 대리점들은 "원청(택배사)이 고객사 이탈을 종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말 고객사 500여곳에 보낸 공문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 사회적 합의 기구 합의문 이행을 위한 분류 전담 인력 투입 등으로 추가적인 경영 부담이 불가피해졌다"며 "2월 1일부로 일부 적자 고객사를 대상으로 택배 운임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단가 인상 통보를 받은 곳은 CJ대한통운의 전체 거래처 8만개 중 500곳 수준이다. 적게는 100원에서 많게는 600원 가량 단가가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강남2지사 터미널 택배분류 작업장에서 택배기사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이덕훈 기자

택배사는 택배기사를 고용한 대리점들과 위탁계약을 맺는다. 수수료는 지역별·인구밀집도 등에 따라 다르다. 대리점은 택배 건수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일부 대리점은 원청인 택배사가 내려보내는 물량 외에 소규모 화주를 직접 구해 사측의 승인을 받고 택배를 운송한다.

택배사는 주로 대기업 온라인 쇼핑몰이나 연 1만건 이상의 대규모 쇼핑몰과 직계약을 맺고, 대리점들은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화주들과 계약을 맺은 뒤 사측으로부터 택배 운송이 가능하다는 ‘코드 승인’을 받는 식이다. 이들은 모두 CJ대한통운의 고객사로 집계되지만, 사측이 직접 계약한 화주와 대리점들과 계약한 화주가 나뉘는 것이다.

문제는 일부 대리점들이 화주를 끌어오기 위해 경쟁사의 평균 택배 단가보다 100~600원가량 낮은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쇼핑몰이 소비자로부터 택배비로 2500원을 받는다면, 쇼핑몰이 일정 금액을 취하고 나머지 금액을 택배사와 대리점, 기사, 트레일러, 도급사 등이 나눠 갖는다. 쇼핑몰이 대리점과 택배 계약을 맺고 택배비 일부를 떼가는 이른바 ‘백마진’은 업계 관행처럼 여겨지고 있다.

최근 택배 종사자 과로사 문제로 택배 단가 인상 필요성이 제기되자, 업계에서는 운임 인상 논의와 동시에 쇼핑몰 등 화주들과의 거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백마진 관행을 두고 택배사들은 "대리점이 화주와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맺으면 그에 대한 손실은 택배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대리점이 쇼핑몰과 택배 건당 1800원에 계약을 맺으면, 택배사는 대리점에 900원가량을 수수료로 지급하고 나머지 900원을 간선 트레일러와 허브터미널에서 상·하차 인력을 투입해 운송을 중개하는 도급사와 나눈다. 택배사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르바이트생 인력 비용은 매년 올라 분배 비용은 커지는 반면 택배비는 오히려 더 낮아지는 구조라 손해를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전체 고객사 중 0.62% 정도인 일부 적자 고객사를 대상으로 디마케팅(de-marketing, 수요를 일부러 줄이는 것)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매년 진행하고 있는 가격 현실화 조치의 일환"이라고 했다.

대리점은 택배사의 가격 인상에 반발하고 있다. 채영욱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행정팀장은 "이번에 인상을 통보받은 고객사 대부분은 대리점들과 1~2년 계약을 맺은 경우가 많다"며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았는데 단가를 올려버리면 경쟁사에 거래처를 뺏기는 건 당연하고 법적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각 고객사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재계약을 할 때 운임을 인상하자고 요청했지만 사측은 전혀 듣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리점 대표는 "사측이 고객사에 운임 단가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 대리점들은 당장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직접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며 "이런 조치가 결국 ‘백마진’ 관행을 부추기고 택배비를 더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택배 단가 인상이 결국 전체 택배비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 관계자는 "사측은 이번 인상은 적자 개선을 위한 것이라면서 추후 사회적 합의 기구 합의문 이행을 위한 임금 인상은 별개라고 강조했다"며 "택배 기사 처우 개선 문제를 두고 단가 인상 요구는 또 있을텐데 그러면 결국 소비자가 내는 택배비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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