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정희 프랑스서 홀로 방치.. 구해주세요" 청원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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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씨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사실이 2년 전 알려진 가운데, 그가 프랑스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홀로 투병 중이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게재돼 충격을 안겼다.
청원인은 윤씨가 현재 남편 백씨와 별거 중이며,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파리 외곽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롭게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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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윤정희(77·본명 손미자)씨가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사실이 2년 전 알려진 가운데, 그가 프랑스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홀로 투병 중이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게재돼 충격을 안겼다.
지난 5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스러져가는 영화배우 윤**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관리자에 의해 실명이 가려진 상태지만, 누가 보더라도 윤씨를 지칭한 글임을 짐작할 수 있다. 윤씨는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75)씨와 결혼해 슬하에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청원인은 윤씨가 현재 남편 백씨와 별거 중이며,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파리 외곽의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롭게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수십 년을 살아온 본인 집에는 한사코 아내를 피하는 남편이 기거하고 있어 들어가지도 못한다”라면서 “근처에 딸이 살기는 하나 직업과 가정생활로 본인의 생활이 바빠서 자기 엄마를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직계가족인 배우자와 딸로부터 방치된 채 윤씨는 홀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혼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감옥 같은 생활을 한다”고 했다.
청원인은 “(윤씨의) 형제들이 딸에게 자유롭게 전화와 방문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감옥 속 죄수를 면회하듯이 횟수와 시간을 정해줬다”면서 “개인의 자유가 심각하게 유린당하고 있고 인간의 기본권은 찾아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남편인 백씨는 아내를 안 본 지 2년이 됐다. 자신은 더 못하겠다면서 형제들에게 아내의 병간호 치료를 떠맡기더니 지난 2019년 4월 말, 갑자기 딸을 데리고 나타나 자고 있던 윤씨를 강제로 깨워서 납치하다시피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후 윤씨의 남편은 서울에 나타나 언론에 자청해서 인터뷰했다”면서 “감춰도 모자랄 배우자의 치매를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 의식 불명 또는 노망 상태인 것처럼 알린다. (명랑하던 윤씨는) 프랑스에 끌려가서 대퇴부 골절로 입원도 하고 얼굴은 20년도 늙어 보인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은 “윤씨는 파리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지만, 한국과 한국 영화를 사랑하고,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윤씨는 노후를 한국 땅에서 보내길 항상 원했고, 직계 가족으로부터 방치되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박탈된 상황에서 벗어나 한국에서 남은 생을 편안히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형제 자매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제대로 된 간병, 치료를 애원하고 대화를 요청했지만 전혀 응답이 없고 근거 없는 형제들 모함만 주위에 퍼트리니 마지막 수단으로 청원을 한다”고 했다.
한편, 백씨는 지난 2019년 내한공연을 앞두고 귀국해 알츠하이머를 앓는 아내 윤씨의 병세가 악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윤씨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딸의 옆집에 머물며 요양 중이라고 했다.
배우 문희, 남정임과 함께 19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던 윤씨는 무려 320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영화계의 간판급으로 활약했다.
그는 2010년 영화 ‘시’(감독 이창동) 이후 작품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윤씨는 ‘시’에서 혼자 손자를 키우며 시를 배우는 할머니 ‘미자’(윤씨의 본명이기도 함)를 연기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평단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그는 LA 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칸 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았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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