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무료 접종 확대하더니..'결국 수천 개 폐기'
[앵커]
지난해 가을,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우려 속에 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지역민에게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겠다며 경쟁적으로 백신을 사들였는데요.
이때문에 일부 지역에선 백신이 부족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확보한 백신, 이제는 수천, 수만 개씩 남아돌아 폐기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 실태, 하선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독감 국가접종사업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 이른바 '트윈데믹' 우려 속에 병의원마다 백신이 일찍 소진됐습니다.
[고민영/광주 광산구 : "못 맞추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서 항상 확인하고 또 전화하고 또 전화하고..."]
다섯달이 지난 지금 사정은 어떨까?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독감 백신 무료접종 사업을 시작한 경남 진주시, 예산 22억 원을 들여 백신 16만 3천여 개를 추가로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백신 상온노출 사건 등으로 접종률은 66%에 그쳤고, 결국 2만 개가 넘는 백신이 남았습니다.
[진주시 관계자 : "만약에 유통과정이나 이런 게 없었더라면 약이 모자랄 (정도였을 겁니다)."]
제주도도 추가로 구매한 백신 27만 5천여 개 가운데 8만 9천여 개가 남았고, 전남 보성과 해남, 강진군 등도 수천 개씩 보관중입니다.
[보성군 관계자 : "코로나가 계속 장기화되다 보니까, 지자체들이 그런 시책들을 늦게 들어간 거죠."]
지난해 일부 지자체가 추가로 구매한 백신은 국가사업용을 제외한 민간 유료접종용.
만 19세에서 61세까지의 국민이 나눠 맞아야 하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과열 경쟁에 나서면서 수급 불균형을 키운 겁니다.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 "득표를 위해서 시장에 한정돼 있는 백신을 쓸어가다 보니까 정작 우리 애들은 꼭 맞아야하는데 맞을 백신이 굉장히 부족해졌고..."]
백신의 유통기한 탓에 대부분 오는 7월까지, 폐기 처리가 불가피한 상황.
자치단체들의 선심성 정책이 예산 낭비를 자초한 셈입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하선아 기자 (s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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