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로그] '자비로 폐기물 투기범 쫓는' 쓰레기 열사

2021. 2. 6.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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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CNN에도 소개되며 국제적인 망신을 산 한국의 불법 쓰레기산

지난 4년간 확인된 것만 327곳, 160만 톤

쓰레기 투기범들을 쫓고 있는 '쓰레기열사'의 외로운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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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 뒤의 사람들을 조명합니다.

앵커로그, 오늘 주인공은 전국의 불법 폐기물 투기범들을 쫓는 한 시민입니다.

안녕하세요.

(서봉태 : 2년째 전국을 돌며 불법 폐기물 투기를 쫓는 시민)

[앵커] "여기 왜 오신 건지?"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쓰레기 불법 투기 현장이 있어서 그거 잡으러 왔어요."

[앵커] "선생님 자비로 그럼 이걸 부르신 거예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네. 현장을 들어가려고 하면 쓰레기차를 타고 들어가야 하니까."

경북 영천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서 씨

우연히 불법 쓰레기산을 발견한 뒤

폐기물 투기범을 쫓기 시작

이번에도 '불법 투기' 확인 위해 홀로 현장 잠입

[앵커] "어떻던가요, 상황이?"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한 150톤 정도 투기를 했더라고요. '(창고) 임대 계약을 해서 그냥 자재 잠깐 재어놓는다' 이런 식으로 말하고 (불법 폐기물) 투기를 하는 것 같아요."

지자체·특별사법경찰과 함께 합동단속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현장 들어가자마자 거기 있는 사람들, 전부 다 잡아서 종이 쪼가리 있는 거, 장부, 모든 걸 압수를 다 하고, 전화기를 다 뺏어서"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일부 차는 여기로 바로 들어가서 뒷길로 도주로를 차단해야 해요."

(현장으로 이동)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신병확보 해서 증거 인멸 못 하도록 하고"

[앵커] "(투기 의심자가) 저분인가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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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여기로 잠깐 오세요. 일단 이쪽으로 오세요."

[A씨/불법 투기 의심] "카메라 찍지 마시라고."

급히 창고로 달려가 문을 잠그는 불법 투기 의심자

문틈으로 쏟아지는 불법 쓰레기들

[앵커] "투기범들은 이렇게 문을 걸어 잠가놓고 안으로 진입을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지금 문부터 따야죠. 들어오자마자 문 잠갔어요."

뻔뻔하게 나오는 투기범들 "단속 협조 거부"

그런데?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사장님이 굴착기 하시죠?"

[B씨/불법 투기 의심] "왜 물어보세요? 뭐 때문에 물어보시는데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지금 여기 차 안에 있는 자료하고 전화기만 뺏어도 물건 공급책이 다 나오는데."

[익산시청 관계자] "만약에 저 차 문 열고 한다고 하면 절도로 들어갈 수도 있는 부분이어서 (어렵습니다.)"

[앵커] "지금 상황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건 없는 건가요?"

[익산시청 관계자]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만. 그것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긴급체포', '증거물 압수' 모두 "불가"

[C씨/불법 투기 의심] "사람 찍지 마세요. 네?"

단속을 비웃듯 유유히 떠나는 불법 투기 의심자들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봐요. 현행법이 지금 이렇다니까. 투기하는 놈들 잡아봐야 지금 아무것도 못한다니까요. 특사경 쪽에서 이거를 강제로 따고 들어갈 수 있게 법적으로 해줘야 하는데 안 돼서 있잖아요."

관할은 지자체

그러나 압수·체포가 어려운 제도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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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에도 출석해 호소해봤지만...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장)] "범죄조직이나 투기 조직에 대해서 모든 정보를 제가 다 제공을 했는데, 이거 처벌을 못 하고 폐기물이 아직 그대로 있는 상황이라면, 과연 환경부 장관님의 건물이라면 환경부에서 1년이 넘게 아직도 그 쓰레기를 놓아두겠는가."

서봉태 씨는 어쩌다가 쓰레기 열사가 된 걸까요?

경북 영천의 한 공장

가득 찬 폐기물들로 뒤틀리고 부서진 상황

[앵커] "이런 건축자재나 이런 온갖 쓰레기들이 전혀 분리되지 않은 채 불법 투기돼 있습니다."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쓰레기를 투기하는 과정에 이게 벽이 무너지니까 저렇게 지지대를 급하게 세운 거예요."

[앵커] "처음에 어떻게 해서 발견하시게 된 거예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여기 벽체가 무너져 있더라고요. 제가 이제 건물주한테 연락을 한 거죠. (건물주가) 공장 바깥에서 주저앉았어요. 무서워서 못 들어오겠대요."

공장 임대 후 불법 투기 뒤 도주한 투기범들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쓰레기 처리 비용만 한 25억 나오죠."

[앵커] "지금 이 공장을 팔면 25억은 나오나요 여기가?"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안 나오죠."

[앵커] "지금 그럼 이 공장주 분은…"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부도 위기죠"

[앵커] "정말 나쁜 사람들이네요."

그렇게 불법 쓰레기 투기범들과 전쟁을 시작한 서 씨.

지금까지 찾아낸 불법 투기장만 20여 곳에, 잡은 투기범만 200여 명입니다.

[앵커] "직접 순찰하시고 쫓아다니시고 하려면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건데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비용은 (웃음) 한 7,000~8,000만 원 넘게 썼죠."

[앵커] "이 투기범들이 되게 거대한 조직으로 움직인다고 하셨고"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실제로 조폭들이 저한테 칼 들고 찔러 죽인다고 지금 찾아다니고 있어요."

[앵커] "무섭지 않으세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제가 먼저 잡아넣으면 되죠."

[앵커] "여기에 쓰레기가 쌓여있었어도 사실 선생님에게 피해 가는 건 아무것도 없는 거잖아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그렇죠."

[앵커] "이렇게 막 희생을 해가면서 하시게 된 이유가 뭐예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남한테 수십억 원을 피해를 줬는데 그냥 징역 1~2년 살고는 10억, 20억 원씩 돈 번다는 게 그것도 용납 안 되고, (피해자의 회사가) 부도가 나잖아요. 그러니까 그 투기 하나로 해서 수많은 근로자가 직장을 잃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거기에 달린 식구들까지 생활고를 겪는 거예요."

불법 투기로 수십억 원을 챙겨도 과태료는 최대 2천만 원 이하

[앵커] "여기는 경북 영천시의 한 야산인데요. 산 한가운데 이렇게 거대한 불법 쓰레기산이 생겨났습니다."

[앵커] "저 굴착기는 선생님이 부르신 거예요?"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네, 그렇죠. 제가 이 땅하고 폐기물하고 다 안아버린 거죠."

[앵커] "매입을 하신 이유가?"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여기 범인들에 대해서 끝까지 추적해서 법적 조치를 취하려고."

치워도 치워도 계속 생겨나는 쓰레기산

끝나지 않는 그의 싸움

[서봉태/불법 폐기물 추적 시민] "제가 끝까지 가다 보면 정부가 나서 갖고 마무리를 지을 것이고 정부가 마무리를 못 지으면 제가 끝까지 가야 하죠."

앵커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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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80753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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