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등본' 들고 성묘..전통시장 북적
<앵커>
'불효자는 웁니다' 라는 노래에 빗대서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현수막이 마을 어귀에 걸렸습니다. 안 오는 게 효도다. 못 오는 자식들 마음 편하게 해주려는 부모님들 배려처럼 느껴집니다. 또 '우리우리 설날은 내년'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는데, 내년에는 편하게 만나자는 바람 같습니다. 다섯 명 이상 모이면 안 되는 현실 속에서 이번 설은 여느 때와 다를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인지 오늘(6일) 미리 성묘 다녀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자녀가 넷인 한 가족은 다섯 명 이상 따로 모인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 주민등록등본을 들고 다녀야 했습니다.
설 앞둔 주말 표정, 조윤하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명절을 앞둔 주말.
물류센터의 배송 차량과 직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쁩니다.
오랜만에 맞이한 포근한 날씨에 등산객들의 발걸음도 가볍습니다.
설 연휴, 문을 닫기로 한 추모공원에는 미리 성묘에 나선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방역수칙 때문에 한 가족 단위로 방문해 간소한 차례상을 차린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이정호/서울 강서구 : (설 당일에는) 아무래도 사람이 좀 많겠죠. 어머님하고 올 때도 있는데 어머님은 못 오시고, 올해는 둘만]
자녀가 4명이라 모두 6명인 이 가족은 아예 주민등록등본 서류를 들고 왔습니다.
자칫 방역수칙을 어겼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혜영/경기 남양주시 : 남자아이만 4명이요. 한 주소에 아이들이 같이 있는 것을 증빙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으니깐….]
성묘 가는 길 휴게소에 들른 이 가족, 4명을 넘지 않게 가족 대표를 뽑아 모이기로 했습니다.
[이정현/서울 강남구 : 다 만나는 것도 아니고 4명만. 각 가정의 대표만 만나서 성묘하고, 설 당일에는 같이 모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설을 앞둔 전통시장은 코로나 탓에 예년 같은 대목은 아니지만, 차례상이라도 정성껏 준비하려는 사람들로 모처럼 북적입니다.
[김근영/양동시장 상인 : 가족끼리 많이 못 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준비를 하려고 많이들 나오셔서 오늘은 되게 잘 된 것 같아요.]
코로나19 시대 이후 두 번째 명절을 앞둔 휴일, 설렘보다는 차분함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양현철·김영휘 KBC, 영상편집 : 이소영, 헬기조종 : 민병호)
조윤하 기자ha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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