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배만 하면 100만원?!..설날만 되면 검색 폭발하는 나라 3 [닥치GO]

신익수 2021. 2. 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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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석유 부국 브루나이에선
국왕에게 세배만 하면 100만원
빨간 봉투에 세뱃돈 담는 대만
길거리에선 절대 주우면 안돼
네덜란드선 떡국 대신 도너츠
브루나이의 왕궁 전경.
새해가 되면 검색이 폭발하는 희안한 나라들이 있다. 상상초월 새해 풍습으로 전세계 여행족들의 눈과 귀를 홀리는 그 곳. '코로나 시국'인 만큼, 이시국에 여행은 곤란하니, 눈으로, 랜선으로, 찍고 오자.

1. 세배만 하면 100만원 준다고?!

코로나 이전만 해도 검색이 바닥을 기다, 새해를 앞두면 늘 항공권 검색이 폭발했던 나라가 있다. 보르네오 섬 남단,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맞대 그 곳, 바로 브루나이다. 면적이라 해봐야 보르네오섬의 100분의 1인 5770㎢. 경기도 넓이가 1만㎢ 수준이니 그야말로 콩알 같다. 인구수 역시 우리나라 의정부 정도인 40만명 남짓.

이 작은 나라가 연초 인기가 폭발하는 이유? 간단하다. 바로 '세뱃돈' 덕이다. 연초 개방되는 왕궁을 찾아가면 국왕이 직접 나와 세뱃돈 100만원을 준다.

세뱃돈 만큼이나 놀라운 게 이 나라의 복지다. 모든 브루나이 국민은 무상교육, 무상의료 혜택을 받는다. 60세부터는 연금이 지급되는데 이것도 내는 돈이 전혀 없다.

더 놀라운 건 가구당 주어지는 자동차. 4대까지 그냥 나온다. 구간을 막론하고 1달러만 내면 탈 수 있는 대중교통 버스도 신기하다. 택시는 전국에 48대뿐. 이게, 콜만 부르면 온다. 집테크에 머리 아플 것도 없다. 30만원만 내면 4대가 함께 살 수 있는 축구장 크기만 한 수상가옥을 준다. 그것도 평생 임대. 이곳 국민들이 연간 부담하는 의료비는 고작 900원 정도다. 고칠 수 없는 병은 주변 국가로 보내 끝까지 고쳐주고, 유학도 그냥 보내준다. 상상초월 이런 복지 뒤엔 석유가 있다. 매장된 14조배럴의 원유와 천연가스는 50년간 국민에게 세금 한 푼 받지 않아도 국민 모두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규모다.

세뱃돈 받으러 국왕에게 가면 보게 되는 국왕의 저택이 이 곳, 머스트 씨 포인트다. 개인이 소유한 집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면적인 23㎢ 수준. 50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연회장에 1770개 방, 260개 화장실을 갖추고 있다. 심지어 안뜰에는 벤틀리 람보르기니 등 고급 승용차 7000대가 주차돼 있다. 원래는 바이크와 비행기를 집 앞뜰에 모았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모두 수장(?)해버리고 차로 바꾼 거라니, 말 다했다.

이쯤 되면 아예 이 나라로 뜨고 싶을 분들이 있을 터. 참고 삼아 잠깐 알려드린다. 이 나라 대사관의 홈페이지를 보면 '형식상 신청 자격은 제한이 없으나, 취득하는 것은 개별 심사를 통해 이뤄지며 취득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명시돼 있다. 극히 제한적인 조건은 딱 세 가지다. 첫째는 여자의 경우다. 브루나이 남자와 결혼해 15년 이상 살면 된다. 에이, 설마 하시겠지만 한국인 중에 이런 도전에 성공한 여왕이 이미 있다. 무슬림은 평생 4번의 결혼을 할 수 있다. 국왕 역시 이 율법에 따라 3번의 결혼을 했고 마지막 한 번의 결혼 기회가 남았는데, 현재는 전 세계에서 미혼 여성들의 이력서가 몰려들고 있다고 한다. 두 번째는 쿠란을 통째 외운 뒤 이슬람교로 개종하는 거다. 세 번째가 그나마 쉽다. 33자쯤 되는 국왕의 이름을 외우는 거다.

정말 천국 같지 않냐고? 세상사,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다. 이 나라에도 아킬레스 건이 있다. 법이다. 강력한 무슬림국가답게 20세기 들어 이슬람 형법인 '샤리아'를 채택하고 있다. 무슬림국가 중에 샤리아를 택한 나라는 브루나이뿐이다. 이게 황당하다. 국적에 관계없이 브루나이 영토 내에서 발생한 범죄에 대해 적용된다. 공공장소에서의 음주, 미풍양속을 훼손하는 행위 또는 옷차림은 바로 처벌이다. 2015년부터는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는 물론이고 캐럴을 부르는 것도 금지다. 어기면 징역 5년. 술도 안 된다. 그래도, 도전해 보시겠다면 말리진 않는다. 그만큼 매력적인 나라니깐.

네덜란드 설 전통음식. <사진=헬스앤라이프 포스트>
2. 떡국 대신 도너츠를 먹는다고?!

새해, 대한민국의 명절 음식은 뭐니뭐니해도 떡국이다. 떡으로 만든 이 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속설이 있다. 나라마다 새해 음식은 다를 수 밖에 없을 터. 이색 새해 음식으로 유명한 곳이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새해 아침에 도너츠 튀김을 먹는다. 이름하여 올리볼렌. 기름을 뜻하는 '올리(olie)'와 공 모양을 뜻하는 '볼(bol)'의 합성어다. 우리나라처럼 나이를 먹기 위해 먹는 게 아니라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드신단다. 기름에 튀겨진 올리볼렌을 먹으면 지방 때문에 악귀들이 휘두르는 칼이나 무기들이 미끄러져 살았다는 설이 있다. 새해 아침이면 서로의 안녕을 빌며, 네덜란드식 도넛을 나눠 먹는다. 올리볼렌 튀김의 밀가루 반죽 안에는 말린 과일을 첨가하기도 한다. 전통적으로는 건포도나 사과, 커런트가 속 재료로 들어간다고 한다.

미국에선 호핑존이 대표적이다. 원래는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의 음식인데, 남북전쟁을 기점으로 미국 전역에 확대된 전통 음식이다. 밀가루 파인 평소 식습관과는 달리, 쌀과 양배추, 베이컨, 동부 콩과 소금이나 향신료 등을 곁들여 끓여 먹는다. 호핑존은 부와 생명의 상징이다. 따라서 이 속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부를 상징한다. 특히나 푸른색의 채소는 금전에 대한 행운을 비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동전을 직접 음식에 넣는 곳도 있다. 이 동전을 발견하는 사람은 행운이 따른다는 믿음이 있다. 아, 잠깐. 동전을, 씹어 드시면 큰일난다. 느낌만 가지시라.

대만의 홍바오.
3. 공포의 빨간 봉투? 행운의 빨간 봉투?

대만에서 '빨간 봉투'는 동전의 앞 뒷면 같은 극단의 의미를 담는다. 새해에는 기쁨의 상징. 왜냐. 빨간 봉투에 돈을 담아 전달해 준다. 이 빨간 봉투는 홍바오(紅包)라고 불린다. 좋은 일, 축하할 일에 홍바오에 돈을 담아 전달한다. 당연히 명절, 가족끼리 세뱃돈에도 홍바오다. 회사 연말 보너스도 홍바오에 넣어준다. 상점에선 이 홍바오를 연말 곳곳에 걸고 내다 판다. 당연히 길가는 홍바오의 붉은 빛으로 물든다.

여기서 잠깐. '빨강 봉투 = 홍바오'라고 공식처럼 암기하고 있다간 큰일 난다. 길거리에 떨어진 빨강봉투는 절대 주워선 안되기 때문이다. 한때는 여행족 주의사항으로 '대만에서 절대 빨강봉투를 주우면 안된다'는 게 가이드북에 명시돼 있기도 했다. 당연히 대만 여행과 관련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도 '대만 길거리에 떨어진 빨간 봉투를 조심하라'는 내용의 글이 다수 올라있다.

왜일까. 물론 홍바오 처럼 여러 장의 돈이 들어 있다. 하지만 그 돈 주변을 살펴보시라. 섬뜻한 공포가 등줄기를 강타한다. 만약 돈 말고, 사진과 함께 머리카락 같은 게 보인다면 낭패라고 보면 된다. 그 사진은 고인이 된 사람이다. 그리고 머리카락이나 손톱, 사주팔자는 고인의 것이다.

길거리의 빨간봉투. <사진=대만CCTV>
길거리에 빨간 봉투를 버려두는 이 행위는 대만의 일부 지역에 남아있는 일종의 미신이다. 결혼도 못한 채 세상을 뜬 가족에게 짝을 지어주기 위한 행위다.

일종의 '영혼 결혼식'으로 보면 된다. 이 빨간 봉투를 길거리에 흘려둔 유족들은 숨어서 누가 봉투를 집는지 지켜본다. 누군가 그 봉투를 줍는다면 죽은 가족의 배우자로 생각한다는 거다.

그러니, 홍바오라고 덥석 줍지 마시라. 누군가 평생 당신 등 뒤에 달라붙어 있을 수도 있으니깐.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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