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교수장, 바이든號 출범 뒤 첫 통화서 팽팽한 기 싸움

권경성 2021. 2. 6. 16: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뒤 미중 외교 수장이 처음 통화했다.

중앙(CC)TV 등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통화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핵심 문제로, 중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이 걸려 있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과 관련한 양국 간 합의)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홍콩·신장 등 민감한 현안 망라 
블링컨 "인도·태평양 위협 책임 묻겠다"
양제츠 "美, '하나의 중국' 원칙 준수해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명자 신분이던 지난해 11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AP 뉴시스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중국에 책임을 묻겠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상호 불간섭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양제츠(楊洁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뒤 미중 외교 수장이 처음 통화했다. 예상대로 팽팽한 기 싸움이 벌어졌다. 대만과 홍콩, 신장(新疆) 등 민감한 양국 간 현안이 모두 거론됐다.

미 국무부는 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국무장관이 양제츠 정치국원과 취임 뒤 처음 통화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블링컨 장관의 주요 발언을 소개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통화에서 대만 해협을 포함해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정성을 위협하고 규칙에 근거한 국제사회 체계를 무시하는 중국에 책임을 묻고자 동맹 및 협력국과 협업하겠다고 재확인했다. 더불어 동맹ㆍ협력국과 공유하는 가치와 이해관계를 지키는 데에도 협업할 계획이라는 게 블링컨 장관 언급이었다.

오랜 쟁점인 인권 문제도 피하지 않았다. “블링컨 장관이 신장, 티베트, 홍콩 등의 인권과 민주적 가치를 미국이 계속 지지하겠다고 강조하는 한편 버마(미얀마) 군사 쿠데타를 비판하는 국제사회에 동참하라고 중국을 압박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2018년 3월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자국 측 발언에 집중한 건 중국도 마찬가지다. 중앙(CC)TV 등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양 정치국원은 통화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핵심 문제로, 중국의 주권 및 영토 보전이 걸려 있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과 관련한 양국 간 합의)를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홍콩, 신장, 시짱(西藏ㆍ티베트) 등 문제는 중국 내정인 만큼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는다”며 “중국을 헐뜯기 위한 그 어떤 모략도 실현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국가 주권과 안전,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도 했다.

양 정치국원은 “현재 중미 관계는 고비”라며 “중국은 미국이 잘못을 바로잡고 중국과 충돌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과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이견을 조정해 중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양국은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며 “중국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길을 확고히 갈 것이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대립각이 새삼스럽지는 않다. 블링컨 장관은 이미 상원 인준 청문회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중(對中) 강경 원칙을 계승하겠다고 밝혔고, 양 정치국원도 최근 한 행사에서 신장, 티베트, 홍콩 등 양국 갈등 이슈를 언급하며 “미국이 레드라인(금지선)을 침범하면 양국 이해관계를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달 20일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첫 통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