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차별, 하나마나"..비수도권 영업연장 전국서 불만 속출(종합)
대구·광주 등 "언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강원·전남 등 "매출회복 기대"
(경기=뉴스1) 진현권 기자,강남주 기자,전원 기자,송애진 기자 = 정부가 오는 8일부터 비수도권만 영업제한 업종의 영업시간을 밤 10시로 완화하는 조치를 발표하자 수도권은 지역차별이라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영업시간이 늘어난 비수도권에서도 하나마나한 조치라는 반응과 환영의 입장이 엇갈렸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수도권은 전체 확진자의 70% 이상이 집중돼 있고, 감염확산 위험이 아직 남아있어 현행 밤 9시 영업제한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상황이 점차 호전되고 있는 수도권 이외 지역은 밤 10시로 제한을 완화하되, 현행 유지를 원할 경우 지자체의 자율권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현행 밤 9시 영업제한이 유지된 수도권에서는 불공평한 조치라며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커피점을 운영하는 A씨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영업에 차별을 두는 것은 불공평하다”며 “원래 오후 11시까지 영업했는데 9시로 제한돼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 커피를 마시러 올 사람이 영업제한 조치로 오지 않아 더 일찍 닫을 때가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 조치로 매출의 70%가 줄었다”며 “정부가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계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교회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 쪽이 제일 문제다. 코로나를 전파시키는 곳에 방역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교회를 빼면 일반인 확진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에서는 그동안 영업시간 연장을 기대해온 노래연습장 등 업계에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김병길 (사)인천시노래연습장업협회장은 “정부의 이번 대책은 인천지역 노래방 업주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라며 “이 상태라면 노래방들은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부의 이번 대책에 실망한 노래방 업주들이 단체행동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회장은 “수도권노래연습장업 비대위가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다음주 초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며 “강경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영업시간이 늘어난 비수도권의 자영업자들도 불만은 있다. 대전, 대구 등 상당수 지역의 상인들은 영업시간 1시간 연장만으로는 매출증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대전에서 5년째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던 사장 C씨(45)는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손님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영업시간 1시간이 늘어난다고 해서 9시 이후에 밥을 먹으러 오시는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구 둔산동에서 술집을 하는 D씨(27)는 “정부의 코로나 방역지침이 자영업자의 희생을 너무 필요하도록 하는 것 같다. 1시간 늘린다고 해서 매출에 큰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술 마시고 있는 손님들한테 나가라고 할 수도 없고 시간 늘면 인건비 비중만 늘어나지 별로 달갑지 않다”며 “조금만 더 버티면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했지만 너무 큰 기대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구 수성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씨(60)도 “고작 1시간 연장이 말이 되느냐. 하나마나한 조치”라며 “인원 제한을 유지하더라도 영업시간을 더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노래방 업주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인원 제한은 납득할 수 있지만 영업시간을 고작 1시간 늘리는 것은 매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 장기화로 자영업자들이 죽을 지경인데 정부의 반복되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방침에 한숨만 나온다”고 푸념했다.
지역과 업종에 따라 일부에서는 영업시간 연장조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도 전해졌다.
목포의 한 식당 주인은 “오후 9시까지로 영업이 제한되면서 손님들이 식사를 하면서도 술을 자제하는 등 매출에 영향이 있었다”며 “시간제한으로 사람들이 저녁 식사 예약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오후 10시로 연장되면서 예약이 들어오는 등 매출에 좀 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식당 주인은 “오후 9시로 제한되면서 30분 전부터 술을 시키거나 음식을 시키면 곧 문을 닫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면서 9시가 되기 전에 나가 달라고 요청했었다”며 “비록 영업시간이 1시간 정도 늘어나지만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더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여행객이 많이 찾는 강원도에서는 영업시간 제한 완화조치를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원주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E씨(30대)씨는 “5인 이상 집합금지보다는 단 1시간만이라도 영업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오후 9시만 되면 손님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갔는데, 이번 발표로 손님들이 조금은 더 찾아오고, 매출이 회복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jhk1020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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