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양아치 아저씨들" 경고 플래카드 내건 사연
[경향신문]
[언더그라운드넷] “토요일 아침에 저 혼자 있었어요. 시비를 걸려고 작정하고 왔더군요. 오자마자 ‘여기 외상 안 돼?’ 하더니 장사하는 사람이 딱딱하게 굴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훈계조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장님이 간섭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했더니 ‘뭐 어쩌고 저째?’라면서 육두문자 섞인 욕설을 늘어놓더군요.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테이크아웃 전문커피점 주인 최모씨(여·40)의 말이다.
2월 초, 최씨가 매장 앞에 내건 플래카드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다. 본인이 직접 올린 것은 아니다.
최씨의 말에 따르면 한 단골손님이 억울한 사연을 듣고 대신 올린 글이다.
최초 사진이 올라온 곳은 보배드림 자유게시판이다.
대부분 누리꾼의 반응은 “오죽했으면 저렇게 플래카드를 내걸었겠냐”며 동정하는 눈치다.
최씨에 따르면 사건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이 술에 취해 과자를 던지며 욕한 사건이 있었고, 최씨가 고소해 벌금형을 받았다.
“자기 입장에서는 그게 억울했던 모양입니다. 동네 손님들에게 악담을 퍼뜨렸어요. 어차피 동네 사람들을 상대로 하는 매장이 아니라 동네 손님 떨어지고 말지, 했는데 그 뒤로도 계속 그 식당주인 지인들이 찾아와 당신이 잘못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압박하는 거예요.”
그리고 토요일(1월 30일) 그 ‘식당주인 지인’ 사건이 벌어졌다. 플래카드는 이튿날인 1월 31일부터 만들어 게시했다.
“이런 식이에요. ‘네가 뭔데. 내가 여기서 30년을 살았다. (고개를) 숙여야지 장사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직장 다니는 남편이 주말에 가게를 봐주기도 하는데, 주로 저에게 시비를 겁니다. 노이즈 마케팅이냐는 사람도 있는데 아닙니다. 플래카드 내걸면 이미지가 나빠지는 걸 왜 모르겠습니까.”
동네 주민들은 어떻게 말할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고요? 어, 와보니 진짜 있네.”
기자와 통화한 인근 상인 A씨의 말이다.
커피전문점 여주인이 내건 플래카드가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었다는 건 기자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는 A씨는 “50대는 넘은 사람들인데 괜히 행패 부리는 사람들이 몇 있다”라고 말한다.
“사실 이 건물(커피전문점 입주한 건물) 3층에 학원도 있는데, 요즘 코로나 시대인데 마스크도 안 쓰고 앉아 담배 피우고 그런 것이 좋게 보이진 않죠. 팔아줄 것도 아니면서. 같이 장사하는 사람이라 뭐라 하지는 못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은 어떻게 되었을까.
잘 해결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1월 31일 현장에 나갔던 지구대 관계자는 2월 3일 밤 기자와의 통화에서 “신고받고 현장 나간 사실은 있다”라며 “신고 당사자에 대한 폭행은 없어 처벌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해 양쪽 다 우리 직원이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중재한 거냐’는 질문에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답했다.
최씨는 “변호사 사무실을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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