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반도체 투자 '밀당'..'2000억 세금' 두고 입장차

심재현 기자 2021. 2. 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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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밀당'(밀고 당기기) 단계인 것 같다.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 추가 건설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삼성전자와 현지 주(州)정부가 세금 혜택 등을 두고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르면 2023년 말 삼성전자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이 미국에서 가동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조 베팅 초읽기…해외 반도체 공장 미중 2곳뿐
중국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시기적으로는 미국 대선 이후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선물' 성격의 현지 투자가 반복돼 왔다. 트럼프 행정부 초반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미국 현지 세탁기 가전 공장을 신축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가 눈길을 끄는 것은 규모와 업종면에서다.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반도체 공장 건설은 1998년 텍사스주(州) 오스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이후 20여년 만이다. 이번 투자가 현실화하면 10조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반도체 생산라인을 하나 짓는 데 10조~20조원이 들어간다.

역대급 해외 투자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2일 삼성전자가 170억달러(약 18조8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블룸버그통신은 11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핵심사업인 반도체 부문에서 해외 공장은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 등 2곳뿐이다.

파운드리 수주 경쟁 가열…바이든 정부에 '선물'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 TSMC가 총 120억달러를 투자해 2024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생산라인을 완공하기로 하면서 미국 현지 공장 건설 경쟁에 불이 붙었다. 반도체업계 공룡 인텔까지 지난달 외주 생산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삼성전자로선 미국시장 수요를 모조리 TSMC에 내줄 순 없다는 계산이 섰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연방정부 물품 조달에서 미국산을 우선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이후 거세진 자국 중심의 정치·경제적 역학구도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세제 혜택 두고 막판 줄다리기…입장차 '2000억'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방문 부처인 워싱턴 국무부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외교정책에 관한 연설을 하고 있다. /AFP=뉴스1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호기를 맞은 미국 지방정부들은 삼성전자 유치에 발벗고 나선 분위기다. 미국 텍사스주 지역매체 커뮤니티 임팩트 뉴스페이퍼에 따르면 오스틴시는 삼성전자에 앞으로 10년 동안 6억5000만달러(약 7230억원)의 세금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가 공장이 신설될 경우 10년 동안 18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오스틴시에 앞으로 20년 동안 재산세 100% 감면과 고정자산에 대한 50%의 세제 혜택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9000억원(8억550만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확정 땐 이르면 2023년 가동…애리조나·뉴욕도 저울질
삼성전자가 오스틴 외에 애리조나, 뉴욕 등 미국 내 여러 후보지와 접촉하면서 투자 조건을 저울질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오스틴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1998년부터 운영 중인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부근에서 최근 1~2년 동안 10만4089㎡ 규모의 토지를 매입, 지난해 12월 용도변경 절차까지 마쳤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새 공장 부지로 오스틴을 선택한다면 올해 2분기 착공해 2023년 3분기 가동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TSMC의 애리조나 생산라인이 2024년 완공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발 앞서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잇단 외신 보도를 두고 현지 주정부가 삼성전자와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일부 논의 사항을 일부러 흘린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현지 지방정부와 투자 조건 등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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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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