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이제는 당당히 홀로 선 4 시리즈,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2021. 2. 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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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세대를 맞이한 BMW의 스포츠 쿠페, '4 시리즈'는 이제 독자적인 모델로 우뚝 서게 되었다.

프리미엄 컴팩트 세단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BMW의 3시리즈의 쿠페, 컨버터블이 새로운 네이밍을 부여받고 세상에 등장했던 BMW 4시리즈가 벌써 2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새로운 네이밍으로 출시했지만 1세대 4시리즈는 3시리즈파생 모델이라는 시선을 받았던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세로형 그릴의 적용에서부터 3시리즈와 더 많이 달라진 BMW 4 시리즈가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출시 행사를 하고 바로 인근 도로에서 미디어 시승을 진행한 2세대 4 시리즈를 직접 살펴보고 짧은 거리에서나마 드라이빙의 느낌을 느껴볼 수 있었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시승을 위해 준비된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는 4시리즈의 기본이 되는 모델이지만 사이드 디자인을 살펴보면 제법 대담한 이미지와 날렵한 실루엣을 품은 스포츠 쿠페의 감성을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4시리즈의 크기는 4,770mm의 전장과 각각 1,845mm 및 1,38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는데, 실제로 제원상에 나타난 수치보다 보다 크게 느껴진다. 휠베이스 역시 2,850mm로 3시리즈와 거의 비슷한 크기로 태어났다. 하지만 수치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존 3 시리즈에 비해 길고 낮고 넓은 실루엣을 적용하여 보다 날렵한 이미지를 제시한다. 참고로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의 공차중량은 1,595kg을 갖췄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양날의 검이 되어버린 BMW의 디자인

비화약 무기, 속칭 ‘냉병기’를 구분할 때 그 외형은 무척이나 큰 의미를 갖는다. 대표적으로 ‘칼’로 통칭되는 도검류 역시 마찬가지다. 외날 형태의 도(刀)는 베기에 집중하고 양날 형태의 검(劍)은 주로 찌르기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두 특성을 하나로 합친 날 구조로 베기와 찌르기 모두 기대할 수 있는 의사도(擬似刀) 또한 존재하기도 한다. 덕분에 ‘기능이 형태를 정의한다’ 혹은 ‘형태가 기능을 정의한다’라는 이야기는 과거부터 지금까지도 꽤 유효한 문구로 느껴진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검은 찌르는 행위, 즉 ‘피어싱(Piercing)’ 무기로 제작되었고, 이를 통해 적의 심부를 정확하게 빠르게 노릴 수 있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새로운 4 시리즈의 디자인이야 말로 이런 예리한 검이라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BMW의 디자인, 그리고 쿠페 모델의 스포티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보는 이의 시선을 꿰뚫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포티한 감성의 M 스포츠 바디킷이 더해져 그 예리함에 힘을 더한다.

노골적인 수준으로 비대해진 키드니 그릴과 쿠페의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다듬어진 보닛 라인, 그리고 앞서 등장했던 BMW 더 8 쿠페를 떠올리게 하는 실루엣 역시 이러한 ‘날카로운 날붙이 무기’의 구성 요소로 손색이 없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하지만 우리는 ‘검’이라는 무기를 두고 ‘양날의 검’이라 말하기도 한다. 상대방에게도 날을 드러내고 있으나 내 스스로에게도 날카로운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BMW 4 시리즈의 디자인은 최신 BMW 디자인 중 비호감도가 가장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체하지 못하는 키드니 그릴의 사이즈를 비롯해 디자인에 ‘힘을 준’ 부분이 곧바로 거부감을 자아내는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BMW 스스로도 “모든 이들에게 만족을 줄 수 없는 디자인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을 정도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BMW 고유의 공간을 마주하다

BMW 4 시리즈의 외형은 그 누구보다 대담하고 강렬한, 그리고 독창적이지만 실내 공간은 기반이 되는 3 시리즈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신의 BMW가 제시하는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스티어링 휠, 디지털 클러스터 및 우수한 품질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마련된 대시보드, 센터페시아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이미 시장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을 뿐 아니라, 실제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4 시리즈의 공간 역시 충분히 만족스럽다고 설명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단연 1열 공간에 있다. 스포티한 감성에 초점을 맞추는 쿠페 모델임에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 드라이빙의 기대감은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량이 가지는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게다가 시트의 형태나 구성, 쿠션감 등 다양한 부분에서도 높은 만족감을 제시하여 기존 3 시리즈 세단과는 확실히 다른 감성의 만족감을 자아내는 모습이다. 덕분에 드라이빙 포지션 역시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2열 공간은 아무래도 협소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3 시리즈와 거의 비슷한 휠베이스와 낮은 좌석 위치 덕에 생각보다 2열 공간의 거주성이 나쁘지 않게 마련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개선이 반영되었다고 하더라도 ‘절대적인 기준’에서는 헤드룸 공간이 약간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184마력의 심장을 품은 4 시리즈

이번에 시승하게 된 4 시리즈는 국내 시장에 판매되는 4 시리즈 중 엔트리 모델이자, 스포츠 드라이빙의 기조를 명료하게 제시하는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로 최고 출력 184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제시하는 직렬 4기통 2.0L BMW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이 자리한다.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조합했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는 정지 상태에서 7.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240km/h에 이른다. 덧붙여 공인 연비는 11.5km/L(도심 10.3km/L 고속 13.5km/L)를 확보했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독자 모델의 가치와 기조를 세운 4 시리즈

본격적으로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와의 주행을 시작하기 시트에 몸을 맡겼다. 스포츠 쿠페의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낸다. 제법 익숙한 드라이빙 포지션이나 시야, 각종 버튼류의 터치감이나 그립감 그리고 ‘파지감’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이후 이어질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새로운 모델이지만 BMW는 전반적으로 거의 비슷한 인테리어 구성을 갖고 있는 익숙함이 있는 차량인 만큼 기본적인 공간에 대한 쾌적함이라던가 각종 조작에 대한 만족감도 우수한 편이고 쿠페 모델이지만 3시리즈 엔트리 세단급의 엔진은 아이들링시 정숙함이나 엔진의 진동 그리고 낮은 회전수에서의 질감 등에 있어서도 부족함이 없는 느낌이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차량의 소통이 거의 없는 영종도의 도로에 올랐다.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가 제시하는 184마력과 30.6kg.m의 토크는 결코 주행을 하기에 부족한 성능은 아니다. 하지만 어느새 시장의 다양한 경쟁 모델들이 데뷔했고, 속칭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2.0L 가솔린 터보 엔진들이 230~250마력 대의 성능을 는 것에 비해서는 다소 빈약하게 느껴지는 숫자라는 생각이 든다.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을 때 ‘가속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지만 운전자가 ‘감성적으로 느끼는’ 속도감이나 역동적 감각에 있어서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나 이번의 4시리즈는 탄탄하게 느껴지는 차체의 느낌과 낮은 속도에서의 단단한 서스펜션 그리고 날렵한 코너링등 184마력의 엔진에는 너무나도 넘치는 차체와 서스펜션 퍼포먼스를 갖췄기 때문에 출력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8단 자동 변속기나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은 이미 BMW가 다양한 차량을 통해 ‘능숙한 조율 능력’을 제시했던 만큼 이번의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에서도 군더더기 없는 모습이다. 실제 이번 시승에서 특별한 이질감이나 아쉬움, 혹은 특이점 등이 느껴지지 않고 그저 주행의 견고함에 힘을 더하는 느낌이다.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의 인상적인 부분은 바로 ‘스포츠 쿠페의 완전한 발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의 4 시리즈의 경우에는 그 형태는 3 시리즈와 차이를 두고 있었지만 골격, 움직임 등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그러나 이번의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및 4 시리즈는 다른 모습이다. 실제 더욱 견고하게 조율된 듯한 차체, 그리고 조향의 조율을 통해 제시되는 차체의 반응 등은 기존의 3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민첩성, 날카로움을 제시한다. 그러면서도 ‘다루기 좋다’라는 이미지를 꾸준히 제시한다.

견고하게 다듬어진 느낌이 주행 내내 전개되면서도 드라이빙 모드에 따라 능숙하게 조율되는 ‘주행 질감’ 역시 인상적이다. 실제 에코 모드에서는 생각 이상으로 차체의 움직임을 허용하면서 무척 널널한 듯한 움직임을 제시한다.

그러나 스포츠 모드로 드라이빙 모두를 바꾸면 곧바로 ‘M 스포츠 패키지’의 매력을 제시한다.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실제 노면이 좋지 않거나 요철 등을 지날 때 운전자를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에코 모드 대비 견고하게 조율된 하체의 질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러한 견고함을 바탕으로 높은 한계 영역에서 능숙하고 일체감이 돋보이는 움직임을 제시한다.

이외에도 차량이 노면을 움켜쥐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순간 엑셀러레이퍼 페달 조작에 대한, 조향에 대한 차체의 반응도 ‘스포츠 쿠페’의 성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시한다. 특히 차체 제어 시스템이 일반적인 승용차의 것이 아닌 정말 제대로 다듬어진 ‘스포츠 성향의 시스템’으로 느껴지며 운전자에게 더욱 즐거운 드라이빙의 가치를 제시했다.

그렇게 4 시리즈는 3 시리즈와의 완전한 분리를 이뤄낸 것 같았다.

좋은점: 3 시리즈 대비 확실히 이뤄낸 차별화, 더욱 즐겁게 다듬어진 드라이빙의 가치

아쉬운점: 국내 출시 이전부터 이미 온라인을 통해 호불호를 불러 일으켰던 프런트 디자인

BMW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 시승기

이제는 확실한 자리를 잡은 존재, BMW 4 시리즈

뉴 420i 쿠페 M 스포츠 패키지의 시승은 기분좋은 변화를 느끼게 한다.

익숙한 실내라던가 BMW 특유의 주행질감등은 반가운 느낌이고 반대로 전면 그릴 디자인의 변화와 독자 모델로의 실루엣을 갖춘것 그리고 3시리즈와 차별화된 주행질감등은 변화가 느껴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 보다 가장 중요했던 건 3 시리즈의 파생 모델로 느껴졌던 4 시리즈가 이제는 당당한 독자 모델로 자지를 잡았다는 점이다.

첫인상의 호불호만 극복할 수 있다면, 4 시리즈는 더 큰 의미를 부여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되며 시장에서의 성적표 역시 제법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게 되지 않을까 한다.

모클 박낙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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