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2021. 2. 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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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코드로 읽는 유럽 도시 윤혜준 지음, 아날로그 펴냄

“역사가 스며 있되 정체되지 않은 도시, 이것이 역사를 품은 유럽 도시들이 지향하는 이상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해외여행은 당분간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특히 유럽은 언제 가볼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아시아 국가의 방문객에 대한 폭력이 더 빈번해졌다는 흉흉한 소문도 들린다. 유럽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 조금이나마 대리만족이 될 듯하다. 로마·파리·아테네·런던 등 유럽 도시를 다룬 책이다. 다만 쇼핑이나 맛집 정보 같은 가벼운 이야기가 아니라 역사에 주목했다. 로마 성베드로 성당이 지어지던 때의 배경이나, 아테네 민주주의의 전성기를 썼다. 사진 자료와 함께 이런 설명을 읽다 보면 현지에서 가이드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다. 저자는 책이 따라가는 루트를 ‘인문 기행’이라고 적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유럽에 직접 가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아이 괴물 희생자 주원규 지음, 해리북스 펴냄

“우리는 거리의 아이들을 괴물인 양 바라다본다.”

어느 날 소설가인 저자는 검찰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마약 관련 혐의로 붙잡힌 열일곱살 소녀가 성매매 당사자로 지목했다. 8시간 조사 끝에 근거 없는 무고로 밝혀졌다. 소녀는 거리에서 만난 아이 가운데 한 명이었다. 저자는 2011년부터 쉼터와 거리에서 아이들을 만났다. 강간당한 재희, 학대받은 강이, 일어났더니 홀로 남겨진 푸른, 동반 자살을 당할 뻔한 혜주, ‘대치동 프로그램’으로 조련받다 가출한 우등생 나영, 방치된 건혁. 가해자가 모두 부모라는 게 공통점이었다.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며 도움을 주고 싶었다. 오히려 도움을 받는 쪽은 자신이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여섯 아이 이야기를 아이, 괴물, 희생자라는 키워드로 재구성했다.

 

 

 

 

 

 

 

일을 잘한다는 것 야마구치 슈·구스노키 겐 지음, 김윤경 옮김, 리더스북 펴냄

“일하는 사람은 많은데 왜 일을 잘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걸까?”

한 국내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업 절반이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출퇴근 대신 ‘줌’을 켰다 끄고 메신저로 소통하면서 업무 효율성이 전보다 높아졌다는 이야기가 많다. 우리에게 ‘일’이란 무엇이었나 생각해보게 된다. “일을 능률적으로 하는 것과 업무의 질이 높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저자의 말이 가깝게 다가온다.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두 저자가 넷플릭스, 어도비, 레고 등 글로벌 기업의 사례를 통해 일을 잘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한다. ‘일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즉각 분석하고 싶어하는 사람, ‘할 일 목록’부터 만드는 사람이다. 반대로 ‘일잘러’의 특징은 큰 그림을 그릴 줄 안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건 기술(skill)이 아니라 감각(sense)이다.

 

 

 

 

 

 

 

 

요가의 과학 앤 스완슨 지음, 권기호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당신의 요가를 완성하는 해부학과 생리학의 원리.”

‘공인 요가 요법사’인 저자는 매사에 분석적이고 근거를 추구하는 게 천성이라고 썼다. 처음 요가를 배울 때 그는 “숨을 내쉬며 신경계를 안정시키세요” “이 동작은 면역력을 높여줍니다” 따위 강사의 말을 듣고 ‘왜?’라는 의문이 들었다. 〈요가의 과학〉은 이런 의문을 해소해줄 만한 책이다. 각 요가 동작이 구체적으로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적었다. 먼저 사람의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시한 다음, 특정 자세가 어떤 효과를 내는지 보여준다. 장마다 색색의 인체 해부도가 그려져 있어 이해를 돕는다. 물론 책에 적힌 복잡한 근육 이름을 달달 외워야 ‘코브라 자세’나 ‘고양이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과학적 요가’를 표방하는 책을 읽어가다 보면 동기부여 면에서 도움이 된다.

 

 

 

 

 

 

 

 

대마와 대마초 노의현 지음, 소동 펴냄

“빠를수록 좋다. 우리도 대마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어 잠재력을 꽃피우자.”

대마 줄기로 만든 섬유는 수분 흡수력과 배출력이 면보다 20배 뛰어나다. 반면 농약과 물 사용량은 적다. 대마 속대를 가공하면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 대마 씨앗(햄프시드)이 건강에 이롭다는 건 상식이다. 대마 추출물을 원료로 한 CBD 오일이 치매나 뇌전증, 만성통증 등에 효과가 있다는 건 WHO도 인정했다. 통념과 달리 대마가 꽤 괜찮은 식물이라는 이야기는 한국 사회에서도 2000년대 이후 공론화됐다. 그러나 ‘대마=마약’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좀처럼 쉽게 가시지 않았다. 통합농협의 초대 농업경제대표(CEO)를 지낸 저자는 한국 농업의 한 대안으로 대마를 들여다봤다. 저자는 대마의 활용이 빠를수록 좋다고 단언한다.

 

 

 

 

 

 

 

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채희태 지음, 소현우 그림, 작은숲 펴냄

“소수를 제외한 다수가 백수나 잠재적 백수로 살아가야 한다면, 백수의 정의는 과거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국어사전에 따르면, ‘백수’는 돈 한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건달이다. 다른 국어사전도 ‘한푼도 없는 처지에 특별히 하는 일이 없이 빈둥거리는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뜻풀이한다. 둘 다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이라는 시스템에 합류하지 못한 청년을 ‘백수’라고 낙인찍곤 한다. 지은이는 ‘백수 현상’을 진단한다. 그는 고성장 사회에서 저성장 사회로 변화했다는 점을 주목한다. 일자리 감소로 백수가 ‘평균적인 인간이 거칠 수밖에 없는 경력의 한 단계가 되었다’는 것이다. 온라인 콘텐츠 기획자, 프리랜서 작곡가, 별정직 공무원을 거쳐 뒤늦게 사회학을 공부한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백수에 대한 통념을 떨어내며 ‘백수의 사회학’을 써내려갔다.

시사IN 편집국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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