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대선주자·장관도 쩔쩔매는 의원님 단골질문.."버스요금 얼마?"

우승준 2021. 2. 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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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5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진땀을 빼야했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던진 '택시 기본요금' 질문 때문이다. 김 의원은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 뿐 아니라 도로, 철도, 공항을 담당한다"며 "지하철이나 택시, 버스를 타본 적이 있나. 택시 기본요금이 얼마인가, 버스는"이라고 물었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던 변 장관은 "카드로 하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기회를 잡은 김 의원은 "카드는 요금을 안주나"라며 몰아붙였다. 답변을 안할 수 없게 된 변 장관은 "요금을 확인하지 않는다"며 "보통 1200원 정도"라고 말했으나 오답이었다. 김 의원은 "기본요금은 3800원"이라며 "교통정책을 담당할 장관이 대중교통 기본요금도 모르고 장관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변 장관 입장에선 난감한 순간이었다. 서울의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3800원이다.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은 교통카드로 결제할 때 1200원, 현금으로 내면 1300원이다.

택시·버스 등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의 요금은 의원님들의 단골 질문이다. 대중교통수단 요금도 모르는 사람이란 낙인을 찍어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어서다.

대중교통 요금으로 곤욕을 치른 대표적인 예가 지난 2008년 당시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다.

생방송 토론회에 나선 정 최고위원을 상대로 공성진 당시 의원은 "서민이 타고 다니는 버스 기본요금이 얼마인가"라고 물었다. 재벌가 출신인 정 최고위원의 귀족 이미지를 겨냥한 질문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한 번 탈 때 70원정도 하나"라고 답했으나 당시 버스 요금은 1000원이었다. 정 최고위원은 이후 '버스비 70원'으로 여론의 비판이 커지자 "총선때 사당동에서 마을버스를 탄 적이 있었다"며 "그때 요금을 700원 정도로 기억하고 있었고 답변을 하면서 착오를 일으켰다"며 수습에 나섰으나 여론을 돌리는데는 한참의 시간이 필요했다.

재벌 총수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의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출석을 앞둔 재벌총수들 역시 역시 버스, 지하철 요금 등을 '달달' 외워야 했다. 대중교통요금을 비롯한 일반 서민들의 애용품에 대한 가격을 묻는 돌발 질문이 나올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총수가 청문회에 출석하는 그룹의 실무진들은 대중교통요금을 비롯해 커피값, 라면 값등을 조사해 답변 준비자료를 만들었다.

[우승준 매경닷컴 기자 dn1114@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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