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나경원 자신 있다고? 길고 짧은 건 대보면 안다" [뼈때뷰]
"'21분 콤팩트 도시' 시·공간 개념 행정구역개편 아냐"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한 리더십 배워"
1년9개월여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을 마치고 내려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는 의원 시절보다 한결 여유가 묻어났다. 법제사법위원장, 원내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저격수’ 이미지가 강했던 박 후보는 중기부를 이끌면서 잠재된 리더십을 한껏 발휘했다. 특히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일일이 챙길 때는 ‘엄마’ 같은 푸근한 이미지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후보는 다른 유력 주자들보다 출마 선언이 늦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어려운 이 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더 챙겨야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하지만 당원과 지지층의 부름에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다자구도에서 오차범위 내이지만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당 내 조직력에서는 경쟁자인 우상호 의원에 다소 뒤진다는 분석이 적지 않지만 그는 “100만 당원시대다. 당심과 민심이 일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 후보는 국민의힘 나경원 예비후보와 자주 비교된다. 17대 비례대표로 국회 등원 동기인 두 사람은 17∼20대 내리 4선에 각각 당 내 첫 여성 원내대표를 지냈다. 2018년 tvN의 한 예능프로그램 ‘인생술집’에 함께 출연했고, 지난달 TV조선 ‘아내의 맛’에는 한 주 간격으로 나왔다.
◆ 이하 일문일답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서울시 대전환이다. 아날로그시대에서 디지털시대로 바뀌는 100년 만에 찾아온 대전환의 시대다. 100년 전엔 마차에서 자동차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인간 삶이 많이 바뀌었다. 도로 중심 도시가 됐다. 이제 도로 중심 도시에서 다시 인간중심 도시로 바뀔 때이다. 다핵화도시가 돼야 한다. 다핵화도시 중에서도 그린 다핵화도시가 돼야 한다고 본다. 9분 도시 바르셀로나, 15분 도시 파리, 20분 도시 디트로이트로 진화하고 있다. 서울은 왜 21분 도시인가. 인구 50만 중심으로 21개 그린다핵화를 설정했다. 병원·학교도 있고, 수직정원도시를 만들면서 스마트팜을 만들어서 자기가 먹을 야채를 자기가 재배하는 도시농부의 삶도 즐길 수 있고 산책도 가능하다.”
-야당후보들이 단일화를 하지 않고 출마하지 않을 경우 누가 나오든 박 후보가 1위라는 결과가 나오고 있고, 견제도 많이 받고 있다
“그건 제가 생각을 안 해봤다. 전 남의 집 일에 관심 없다. 제 일을 충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
-국민의힘 나경원 예비후보와 자주 비교된다. 4선 지내고 17대 동기이고 예능도 같이 초대 받고, 나 후보는 ‘뼈때뷰’에서 박 후보와의 대결에 굉장한 자신감을 보였다
“후보가 누가 됐든 제 가장 큰 강점은 도시지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아주 오랜 시절부터 도시에 대한 축적된 생각이 다른 사람보다는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박 후보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자신의 공약 베낀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자꾸 그런 말씀 하시는 것 같다. 그런데 조 구청장은 기존 25개 행정구역 개념, 옛날 방식이다. 그 개념은 행정구역을 말하는 것이고 제가 말하는 ‘21분 서울 개념’은 시공간 개념이다. 개념이 좀 다르다. 21세기형 새로운 도시의 미래를 말하는 것이다. 제가 도시지리학을 전공해서 저는 그냥 취미 여가생활로 도시에 관한 책을 간간이 읽어왔었는데 도시는 늘 살아있는 생물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다. 도시는 개념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흥망성쇠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금은 과거 행정구역을 뛰어넘어야 한다. 4차혁명 키워드 두 가지는 연결의 힘과 관점의 이동이다. 이 두 가지 실현하려면 25개 행정구역 나누는 것으로는 과거 일밖에 못한다.”
-행정구역 개편까지 염두에 둔 것인가
“그건 좀 이런 면이 있다. 질문하시니까 대답한 것이다. 그런데 질문은 빼고 답만 쓴다.”
-인간으로서의 문 대통령, 지도자로서의 문 대통령 어떻게 보나.
“시대정신에는 맞다. 과유불급하지 않도록 가는것이 맞다.”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제가 거기서(출마 권유를 받았던 여의도 중식당) 울면을 먹으며 안나가겠다고 울었다. 이유는 이명박 대통령 시절이었는데 BBK 사건으로 검찰이 저와 제 가족 우리 민주당 사람들을 엄청 괴롭힐 때였다. 국정원 직원이 매일 쫓아다녔다. 감시받고 하루하루가 누적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제가 검찰 개혁을 해야 되겠구나, 거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나한테 서울시장 나가라고 하냐, 그랬던 시절이다. 이번에 다시 우상호 의원이 그 당시 조직본부장이었고 조직본부장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을 꾸려서 같이 하는데 저는 누나 동생 사이이고, 제가 생각하는 경선은 호세 카레라스와 파바로티처럼 목소리는 서로 다르지만 조화를 이루는 그런 경선을 하고 싶다.“
최형창·배민영 기자 calling@segye.com, 사진=이재문 기자, 영상=이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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