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언어 '맘스스테이션'..여전히 홍보하는 건설사
'맘스스테이션'이란 단어, 들어보셨나요? 언뜻 봐서는 무엇을 뜻하는지 한 번에 알 수 없습니다.
맘스스테이션이란 최근 몇 년 사이 새로 지은 아파트에 만든 편의 시설입니다.
아이들이나 양육자가 학교·학원 차량을 기다릴 때 눈과 비, 더위와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만든 겁니다.
하지만 엄마라는 뜻을 담은 명칭이 문제가 됐습니다.
이 발표에서 맘스스테이션은 바꿔야 할 첫 번째로 꼽혔습니다.
당시 701명의 시민이 1825건의 개선안을 내놓았습니다.
엄마, 즉 '맘'이 들어간 단어를 어린이·아기의 시선으로 바꿔보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맘스스테이션의 대체어로 '어린이 승하차장'이 제시됐습니다.
지난해 서울 종로구는 혜화초등학교 앞에 맘스스테이션을 설치했습니다.
한 시민은 "영어로 쓰여있는 것도 모자라, 육아를 또 여성과 엄마의 영역으로만 제한하는 아주 전근대적이고 못난 정책"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발표 이후로도 자이나 e편한세상 등 이름 있는 아파트 브랜드에서 계속 맘스스테이션이라는 이름을 바꾸지 않고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건설사들과 LH에 이 단어를 계속 사용할 건지 물었습니다.
GS건설과 DL(옛 대림산업)은 "관행적으로 사용하던 단어라 쓰고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거나 공론화가 되면 수정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시여성재단에서 이미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문제가 있는 단어라고 발표했는데도, 그 정도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나 봅니다.
LH 역시 "성인지 감수성 관련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용어에 대해 변경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단어를 바꿀 예정은 없느냐고 다시 묻자 "변경에 대해 검토를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동혁(35) 씨는 "최근 피아노 학원에서 돌아오는 조카를 대신 데리러 간 적이 있다. 너무 추운 날이었는데 맘스스테이션에 들어가려다 이름을 보고 들어가지 못했다. 사용처의 목적은 하나인데 왜 엄마라는 이름을 붙여놨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그렇게 홍보한 것이야 어쩔 수 없어도, 앞으로 짓거나 홍보할 시설에 대해서는 이러한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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