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민의 #]코로나에 생채기 난 일상..'#미라클모닝'으로 회복해요

정혜민 기자 2021. 2.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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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가 아니라 해시태그(#)입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만남과 소통이 끊겨 무기력감이 심해지는 상황"이라며 "(미라클모닝과 같이) 일상생활 습관을 다잡는 활동은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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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해시태그 25만개.."코로나 블루 극복에 도움"

[편집자주]샤프가 아니라 해시태그(#)입니다. 모바일 세상 속 멋지고 핫한 것들은 모두 해시태그가 됩니다. 해시태그를 보면 최신 유행, 패션, 음식부터 사회적 경향성이나 캠페인을 모두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어떤 해시태그가 주목받고 있는지, 우리 사회에 족적을 남긴 해시태그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합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 직장인 김유나씨(가명·30)는 지난해 말부터 '새벽 기상'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찾아온 무기력증을 쫓아내기 위한 처방이었다.

김씨는 "아침에 일어나면 주로 미국 드라마 대본으로 영어 공부를 하거나 일기를 쓰고 하루 일정을 계획한다"며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든다"고 전했다.

'#미라클모닝'.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한 해시태그다. 인스타그램에서는 #미라클모닝 해시태그가 25만개를 넘어섰고 파생 해시태그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30만개에 육박한다.

'미라클모닝'은 20세에 교통사고를 당한 미국인 할 엘로드의 장애 극복 경험을 담은 책이다. 그는 일찍 일어나 아침을 보내는 습관이 삶의 태도를 바꾸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SNS와 유튜브에서는 미라클모닝을 실천한 후기 등 미라클모닝 관련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매일 새벽 4시30분에 하루를 시작하는 유튜버 '김유진 미국변호사'는 18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새벽 기상의 장점으로 "직장인이다 보니 저만의 시간이 많이 없는데 새벽에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서 "오후에는 제가 생각했던 것을 못 하는 경우가 많더라"하고 했다.

SNS에서 #미라클모닝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이 시간이 너무 좋다" "알람은 열 번은 더 맞추고 겨우 일어났지만 그래도 해냈다" "제 인생 첫 #미라클모닝 이 저에게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줬으면 좋겠다" 등의 이야기를 담은 게시물을 살펴볼 수 있다.

tvN 프로그램 '유퀴즈온더블럭' 갈무리 © 뉴스1

미라클모닝을 비롯한 자기계발 열풍에 힘입어 수험서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1월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수험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했다.

예스24는 그 배경으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집콕' 생활이 지속되면서 여가 시간을 비생산적인 활동보다 유익한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추세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휴직 중인 승무원 최송화씨(가명·29)는 최근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그는 얼마 전 필기시험에 합격해 4월 실기 시험을 준비 중이다.

최씨는 "휴직하면서 우울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면서 "정부가 지원해주는 화훼장식기능사 수업을 들으면서 활력을 되찾고 진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0여 년 전의 '아침형 인간' 열풍과 유사하지만 그 목적이 '성공'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기 위한 것'이라는데 차이가 있다. 바삐 달려온 2030세대가 '욜로'와 '힐링', '플렉스'로 자신을 위로하다가 코로나19를 계기로 자신을 다시 다잡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라클모닝 열풍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일명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진단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만남과 소통이 끊겨 무기력감이 심해지는 상황"이라며 "(미라클모닝과 같이) 일상생활 습관을 다잡는 활동은 코로나 블루를 이겨내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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