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 활짝 편 이재명의 날개

김달중 기자 2021. 2.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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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뉴스1'의 '오차범위'는 한 주 동안 발표된 여러 정치 관련 여론조사들 가운데 주말에 다시 한번 짚어볼 만한 내용을 쉽게 정리해 전달하는 코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을 뽑는 4·7 재보궐선거에 이어 곧바로 달아오를 20대 대선 경선 등 일련의 정치일정 속에서 독자들이 정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달중 기자 =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여의도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이 지사가 참여하는 토론회에는 의원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고 있고, 이젠 함께 사진을 촬영하거나 언론에 이 지사와 이름이 노출되는 것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한때 '친이(친이재명)계'라든가, '이 지사와 가까운', '이 지사 사람'이라는 표현에도 거리를 뒀던 당내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이 지사에 대한 야당의 공격도 부쩍 늘었다.

이를 두고 혹자는 '대세'라고도 한다. 이 지사를 위협할 후보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6일 "누구는 대세라고도 한다. 지금 이 지사의 지지율에 근접할 만한 후보가 없지 않느냐"며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하락하면서 당분간은 이 지사가 날개를 단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 업체에서 실시한 차기 주자 지지도에서 단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을 위협할 2위와 격차는 이제 오차범위를 훨씬 벗어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5일 공개한 여론조사(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지사는 27%를 기록, 10%의 지지율을 얻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무려 17%p 격차로 벌였다. 이어 지난달 2위였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9%를 얻어 3위로 내려갔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5%,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2%로 조사됐다.

갤럽 측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이재명·안철수 선호도가 각각 4%포인트·2%포인트 상승, 윤석열은 4%포인트 하락했다"며 "작년 7월까지는 이낙연이 선호도 20%대 중반으로 단연 선두였으나, 지난달 이재명은 재상승, 이낙연은 급락해 양자 격차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 지사의 인기는 이제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도 수준을 훌쩍 벗어나 무섭게 확장하고 있다. 이 대표의 고향이자 정치적 후원지로 꼽혔던 호남에서도 이 지사는 32%로 오차범위 내에서 29%를 얻은 이 대표를 앞섰다. 야당의 텃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이 지사는 가장 앞선 후보가 됐으며, 고향인 대구·경북에서는 경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32%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지난 26~28일 18세 이상 1010명 대상으로 실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 지사는 32.5%를 기록했다. 윤 총장은 17.5%, 이 대표는 13.0%를 얻었다.

일단 이 지사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2위와의 격차가 현격히 벌어져 있고, 2위 주자들이 반등할 뾰족한 정치적 상황도 전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세론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당분간 이 지사의 지지율은 유지될 가능성이 크지만 4월 보궐선거가 끝나면 상황변화가 올 수 있다"며 "여권에서는 제3의 후보를 물색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주자를 내세우지 않은 친문(친문재인)진영에서 차기 후보를 누굴 선택하느냐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친문 지지층 일각에서 이 지사에 대한 비토 분위기가 강한 것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지난달 10일 이낙연 대표가 전직 대통령의 사면 발언으로 당 게시판에 올려진 사퇴 요구 글에 반대표가 많았던 것과 달리 이 지사의 출당 게시글에는 찬성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친문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감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친노(친노무현) 인사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서 "과거 고건 전 총리도 30%대 지지율이 상당히 오래 지속됐다"면서 "(이 지사는) 30%가 나온 것도 있지만 23~24%, 뭐 그렇게 압도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강 구도일 때는 틈이 없었는데 일강 비슷하게 가면, 몇 사람이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며 "586세대들 여러 명이 이번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 대선 레이스로 등장하지 않을까 본다"고 했다. "그 친구들 나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됐을 때 나이"라고도 했다. 이 지사에 대한 본격적인 시험은 4월 이후 시작될 것이라는 얘기다.

d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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