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86책임론, 보수언론이 지어낸 프레임.. 상처받지 말라"

"6월 항쟁 마지막 세대, 아직 그 연장선.. 86세대 폄훼 위로해주고 싶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5일 “86책임론은 다분히 보수언론이 지어낸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자신의 책 ‘나의 한국현대사’를 다룬 도서 비평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 시즌3’에서 ‘86세대 기득권론’에 대해 “86세대는 6월 항쟁의 마지막 세대고, 아직도 우리는 6월 항쟁의 연장선에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6월 항쟁이 얼마나 큰 사건이었느냐고 하면 30년이 넘게 지난 (현재) 시점까지도 한국 정치의 주도성이 6월 항쟁의 흐름 안에 있다”며 “새로운 단계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고 의미 부여했다.

다만 유 이사장은 “86세대가 6월 항쟁의 마지막 세대다. 많이 남아야 5년, 10년 정도 남았다”라며 “인적으로 새로운 흐름을 대표하는 사람들이 사회의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시대는 10년쯤 지나면 확실히 올 텐데 그들이 어떤 사람들일지는 저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86세대에 “언론에 넘치고 있는 86세대에 대한 폄훼, 진보정당이나 진보 진영 쪽에서 20~30대가 치고 올라오면서 그들이 86세대에게 하는 말을 들으면서 좀 위로해주고 싶었다”면서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상처받지 말라”고 말했다.

386은 1960년대에 태어나 198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다. 기득권층이 된 386세대는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무능, 부패, 위선 등 부정적 가치를 일컫는 의미로 일각에서 거론됐다. 특히 조국 사태를 통해 2030이 386세대에 가진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유 이사장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이 제일 좋아하는 전직 대통령 중 한 분이다.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객관적 역사의 흐름을 보면 우리 한국 현대정치 진보 진영의 중심인물”이라며 “현역 정치일 때도, 대통령일 때도, 돌아가시고 나서도 각인이 굉장히 깊게 남아있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앞서 지난달 22일 자신이 제기한 ‘검찰의 노무현재단 계좌 열람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사과하며 “잘못에 대한 모든 비판을 감수하고,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일주일 만인 지난달 29일 한국 현대사를 주제로 한 방송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평을 내놓는 등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비평을 하면서 입장을 번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방송에서 유 이사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각각 “무능하다”, “권력의지가 어마어마하게 강하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유 이사장의 정치 비평 논란에 대해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도서 비평이기 때문에 정치적 발언은 아니다”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