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없앨 수 없으면 줄이기부터"..'레스웨이스트' 아시나요

임소연 기자 2021. 2. 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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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사용량이 더욱 늘었다.

그래서 각자 할 수 있는만큼만 실천하자는 '레스웨이스트(Less Waste)'가 주목 받는다.

플라스틱 빨대 쓰지 않기, 일회용기 거부하기, 리필제품 이용하기 등 작은 행동이지만 꾸준히 할 수 있는 걸 찾자는 게 '레스웨이스트'의 핵심이다.

구조가 바뀌어야 플라스틱을 쓰지 않을 수 있고, '원천 감량'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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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정모씨가 생수 대신 사용하기 시작한 간편 정수기/사진=정씨 제공

#30대 직장인 정모씨는 최근 생수 정기배송을 끊고 간편 정수기를 샀다. 한박스씩 사놓고 먹던 즉석밥 대신 베란다에 방치해뒀던 미니밥솥을 꺼냈다. 수시로 정수통에 물을 채우고, 매번 쌀을 씻어 안쳐야 했지만 쓰레기가 쌓이는 번거로움은 확실히 줄었다.

#30대 이모씨는 영양제를 먹을때마다 생기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거슬려 제조사에 '리필용' 생산을 건의했다. 이와 함께 배달음식 주문을 줄였다. 떡볶이가 먹고 싶을 땐 집에 있는 그릇을 들고 직접 매장을 방문한다.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걸 제외하곤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게 매일의 목표다.
플라스틱 세상, 벗어날 수 없다면 '덜' 쓰자
플라스틱 용기들
코로나19 이후 플라스틱 사용량이 더욱 늘었다. 집에서 시키는 택배와 배달이 늘면서 지난해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배출은 전년보다 각각 14.6%, 11% 늘었다. '플라스틱 세상'에서 이를 절대 안 쓰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각자 할 수 있는만큼만 실천하자는 '레스웨이스트(Less Waste)'가 주목 받는다. 기존 '제로웨이스트'가 주는 엄격한 뉘앙스 때문에 선뜻 동참하지 못했던 이들도 비교적 가볍게 참여할 수 있어서다.

플라스틱 빨대 쓰지 않기, 일회용기 거부하기, 리필제품 이용하기 등 작은 행동이지만 꾸준히 할 수 있는 걸 찾자는 게 '레스웨이스트'의 핵심이다. '버리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조금씩이라도 '덜' 버릴 순 있지 않을까.
'스트레스' 없는 실천..."일회용품 배출 줄이니 뿌듯"
정씨가 최근 사용하기 시작한 밥솥/사진=정씨 제공
정씨는 처음엔 경제적인 절약을 이유로 정수기와 밥통을 쓰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비우는 귀찮음도 줄여주리란 기대도 있었다. 작은 부분을 바꾸고 나니 또 다른 실천으로도 이어졌다.

정씨는 "경제적 이유로 시작한 방식인데 일회용품도 줄이고 있다는 느낌에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느낌을 받고 나니 마트에 가게 될 것 같으면 미리 장바구니를 챙기게 되고, 커피를 사러 갈 때도 지난번에 살 때 담았던 유리병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30대 김모씨는 최근 '제로웨이스트'에서 '레스웨이스트'로 방향을 틀었다. 쓰레기를 하나라도 만든 날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회사에서 비품이라도 쓰려면 쓰레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너무 자책했다"며 "할 수 있는 선에서 조금씩 늘려가야 오래 실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레스'에서 '제로'로.."안 쓰는 게 편리한 사회 될 때 진짜 지속가능"
개인들의 실천이 제대로 효과를 보기 위해선 사회적 제도도 발 맞춰야 한다. 지난해 말 정부는 2030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등을 포함한 '탈(脫)플라스틱'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점진적으로 진행되더라도 사회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 구조'로의 전환이다. 구조가 바뀌어야 플라스틱을 쓰지 않을 수 있고, '원천 감량'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허승은 녹색연합 활동가는 "사회 구조가 안 쓰는 걸 더 편리하게 해주는 구조라면 진정으로 '지속가능할' 것이라며 "시민들 요구가 반영된 점진적이고 일상적인 규제가 필요한데 그런 부분이 좀 부족하다"고 했다. 이어 "일상에선 레스웨이스트 겠지만 정책은 궁극적으로 '제로'로 갈 수 있도록 발생 총량을 줄이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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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소연 기자 goat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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