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 현미경] 셀트리온, 게임스톱은 약했고 치료제만 있었다
공매도 주식 갚기·치료제 호재에 올라, 펀더멘털 바탕 투자해야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이번주를 돌아보면 바이오 업종의 강자 셀트리온에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의 영향은 약했고 치료제 효과만 있었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셀트리온이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의 대표 종목으로 지목됐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세력에 맞서 매수하기보다는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주가는 치료제 호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이 게임스톱과 같은 주가 급등 현상을 보이기는 어려운 만큼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보고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지난 주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공매도 금지 1년 연장을 주장하면서 뉴욕 증시에서 공매도 세력과 개인투자자 간 '게임스톱 전투'가 벌어진 것처럼 셀트리온 등 국내에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의 주주연대와 연합해 공매도 세력에 맞서 싸울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이후 첫 거래일인 이달 1일 셀트리온 주가는 전 거래일(1월29일) 종가와 비교해 4만7000원(14.51%) 급등한 37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세번째로 높은 종가 기록이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9.6%), 셀트리온제약(7.03%) 등 형제 종목들도 상승 마감했다. 상황이 이렇자,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투연 회원들은 온라인 카페에 셀트리온 주식을 매수했다는 인증글을 잇달아 올렸다.
그런데 셀트리온 주가는 이후 3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종가 기준으로 1일 37만1000원이던 주가는 3거래일 만에 7.95% 떨어졌다. 속내를 보니 1~2일 개인은 4590억원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974억원, 917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주(1~5일)로 보면 외국인 홀로 3305억원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2764억원, 234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집중매수해 주가를 급등시켰던 게임스톱 사례와는 딴판이었다. 이 기간 개인은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셀트리온을 매수하기보다는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타당해 보인다.
외국인이 셀트리온을 사들인 것은 공매도를 위해 빌렸던 주식을 갚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이 벌어지면 큰 손실을 입게 되니, 미리 공매도 주식을 처분했다는 것이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사태에 대비하고자 미리 포지션을 정리한 움직임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달 넘게 4%대를 유지하던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1일에 3%대로 떨어졌다.
지난 1일 셀트리온 주가가 오른 것은 치료제 호재를 업고 매수세가 유입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인플릭시맙' 성분의 피하주사 제형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캐나다 보건부로부터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5일에는 셀트리온이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국산 최초 항체치료제로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이미 시장에 기대가 반영돼 주가는 보합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셀트리온이 게임스톱처럼 쇼트스퀴즈(개인이 집중 매수해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게 된 가운데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급하게 사들여 주가가 폭등하는 현상)가 일어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년여간 신규 공매도가 제한되면서 대차 비용 지속, 공매도 장기화에 따른 기회비용을 감수했을 공매도 투자자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며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유통주식수 대비)100%를 상회하고 있는 미국 쇼트스퀴즈 종목에 비해서 여전히 낮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이 현실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우리나라는 상한가 제도가 있기 때문에 주가 상승·하락폭이 30%다. 변동폭 제한 없이 오르는 미국과는 다르기 때문에 (게임스톱과) 똑같은 행동패턴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도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에 의한 주가 급등 현상에 대해 "벌어지지 않을 일"이라고 잘라말했다. 정부가 한국판 공매도 운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대장개미'의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셀트리온에 투자할 때는 단기적인 주가 폭등을 기대하지 말고 펀더멘털 분석을 바탕으로 한 투자를 하라는 조언이 뒤따른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와 관련해 "해외 긴급사용승인 신청이 잘 된다면 셀트리온의 매출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직은 렉키로나주의 미국 시장 진출 여부와 램시마SC의 매출 확대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주가가 당분간 박스권 안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섞인 관측도 제기된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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