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한국도 구입한 '예방률 66% 백신' 미국을 구할까?
■존슨앤드존슨 백신 예방률은 66%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9월부터 미국 남미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에서 4만 3천여 명을 대상으로 3상 시험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미국에서는 72%, 라틴아메리카에서는 66%,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57%의 예방 효과를 보였습니다. 평균 예방 효과는 66%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앞서 승인을 받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95%), 모더나 백신(94.1%)보다는 낮은 겁니다. 하지만 승인받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FDA는 최소 5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이고 안전할 경우 백신 사용을 승인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의 경우 예방률이 40%~60% 정도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미국을 구할 백신?
미국 보건당국은 존슨앤드존슨 백신을 애타게 기다려왔습니다. 평균 예방 효과가 66%로 앞서 승인받은 백신보다 다소 낮게 나왔는데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한껏 고무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는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앞서 나온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백신과 달리 1회 접종으로 끝나고 영상 섭씨 2~8도의 실온에서도 유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4일 현재 5천7백 48만 회 백신이 공급됐으며 접종된 백신은 3천 5백20만 회 분량입니다. 이 가운데 1회 이상 접종받은 사람은 2천7백 90만 명 그리고 2회 모두 백신 주사를 맞아 접종이 끝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6백90만 명입니다. 만약 1회 접종만으로 면역이 생기는 존슨앤드존슨 백신이었다면 위 표에서 3천5백 20만이라는 숫자가 접종 완료 인원으로 표시될 수 있는 겁니다.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당장 투입된다면 지난주의 경우 하루 평균 134만 회가 투여되고 있으니 이 접종 속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한 달에 4천만 명가량 접종이 가능해 집단 면역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 예방률 66%로 집단 면역을?
미 보건전문가들은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예방률이 66%에 불과하지만 효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백신의 예방률은 50%가 넘어도 충분히 효과가 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 코로나 19 자문단에 있는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 대학 전염병 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백신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 더 커집니다. 실제 존슨앤드존슨 백신도 그렇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또 "66%의 예방률은 2달 동안 결과일 뿐 수개월이 지나면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나 모더나 백신과 효과가 같거나 더 좋을 수 있습니다"고 덧붙였습니다. 오스터 홀름 소장은 마지막으로 "내 생각엔 이 세 개의 백신이 모두 좋은 백신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냉장고에 더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온도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더 안정성이 높습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임상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중증 코로나 19를 예방하는 데 있어 85%의 효과를 보였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코로나에 걸린 사람이 겪을 인후통 정도를 예방하는 것보다 중병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막는 게 더 중요하다. " 고 평가했습니다.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 ... '전파' 속도 '접종' 속도 무엇이 빠를까?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시간입니다". 오스터 홀름 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 미국의 상황은 변이 바이러스와 백신의 경주인데 이 경우 우린 벌써 졌습니다. 미국의 경우 취임 후 65일~100일 내 1억 분의 백신 접종이 목표인데 이거 가지고는 미국 인구 12%밖에 접종을 못 합니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기승을 부리면서 감염 사례는 올라갈 텐데 말이죠"
바이든 정부는 약속대로 취임 100일 안에 1억 회분, 5천만 명에게 접종을 마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백악관은 접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군 병력 천 명을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첫 파견 부대는 코로나 피해가 가장 심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와 오클랜드 두 곳에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대규모 접종센터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그래서 미 보건당국은 더더욱 존슨앤드존슨 백신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빨리 존슨앤드존슨 백신을 접종해야 변이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따라 잡을 수 있을 거라는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또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존슨앤드존슨 백신의 예방률이 57%에 불과했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다는 겁니다. 남아공은 'B.1.351'로 불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곳입니다. 일반 코로나 19보다 전염력이 훨씬 강한 이 바이러스는 미국을 포함해 30개국 넘게 퍼진 상태입니다. 현재로써는 지금까지 나온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경고는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존슨앤드존슨 백신 공급은?
존슨앤드존슨 관계자는 성명에서 "긴급사용 승인이 나오자마자 배포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당장 유통할 수 있는 분량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승인 직후 7백만 회 4월 초까지 3천만 회 분을 공급할 수 있을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미 보건당국은 지난해 8월 존슨앤드존슨과 10억 달러에 1억 회분 백신을 공급받기로 계약했습니다. 이 1억 회 분은 6월까지 공급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6백만 회를 공급받아 2분기에는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연 존슨앤드존슨 백신이 코로나 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을 구할 진정한 '게임체인저(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될지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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