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백신 민족주의' 후폭풍..태국 "공급난에 접종 연기"
[앵커]
유럽연합과 아스트라제네카사 간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접종을 시작조차 못 한 개발도상국은 백신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수급이 지연되면서 태국 역시 접종이 미뤄지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어떤 백신을, 언제 맞을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창희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이달 14일 의료진부터 시작될 예정이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연기된 태국.
유럽연합과 아스트라제네카사가 공방을 벌이면서, 2월 초까지 오기로 한 백신 5만 회 분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게 태국 보건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선진국의 백신 갈등이 태국이 확보한 백신 물량에 어떤 영향을 끼친 건지 구체적인 내막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시리턴 팟타꾼차이 / 태국 국영방송 보건부 출입기자 :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보건부는) 어쩔 수 없이 접종을 3월로 미뤄야 하는 상황입니다. 태국은 현재 EU 소식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는 중국산 시노백 백신도 추가로 구매했지만, 효능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나오자 시노백 접종에 신중한 입장입니다.
시민들은 선진국에 밀려 중국산 백신을 맞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모습입니다.
[까몬락 / 태국 방콕 : 중국산 백신은 예방률을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사용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찌다파 / 태국 방콕 : 저는 미국산(화이자) 백신이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백신이 안전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미국산 백신이 더 안전할 것 같습니다.]
태국 정부는 오는 6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자체 생산해 국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태국 내 외국인 접종 계획은 밝히지 않아 동포사회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나라 / 태국 방콕 : 확진자는 계속 많이 나오는데 저희는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가늠이 안 되니까 답답합니다.]
[조석영 / 태국 방콕 : 외국인들도 무료로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외국인들도 무료로 접종받았으면….]
[엄춘경 / 태국 방콕 : 돈을 주고서라도 맞고 싶어요. 아직 여기는 (경제가) 어려운 단계이기 때문에 돈을 내서라도 열심히 살기 위해선 맞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태국에선 지난 연말 수산시장 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후 연일 8~9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백신 전쟁으로 접종 위기를 맞은 태국은 지역감염 확산 차단과 함께 안전한 백신을 확보해 시민들의 불안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습니다.
태국 방콕에서 YTN 월드 한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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