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이거실화냐] "뒤바뀐 슈퍼카 운전자 탓에 인생이 망가졌어요"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한 가게. 굳게 잠긴 문에 붙은 '휴업' 안내 문구. 2020년 6월에서 멈춰버린 달력. 현미화 씨가 10년째 홀로 운영해온 치킨 매장이다. 열심히 가게를 꾸려오던 현 씨의 일상이 망가진 건 한순간이었다.
지난해 6월 30일 오후 3시쯤, 여주에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현 씨는 교통사고를 당했다. 평소 친한 동네 이웃들과 예쁜 화분 받침대를 보러가던 중이었다. 현 씨의 아반떼 차량을 뒤에서 들이받은 건 2억 4천만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슈퍼카. 규정 속도 80km 도로에서 시속 140km로 폭주하던 아우디 스포츠카는 차선을 바꾸려다 현 씨 차를 그대로 추돌했다.
이 사고로 현 씨와 조수석에 있던 일행이 크게 다쳤고, 뒷자리에 탔던 지인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직후 닥터 헬기로 후송될 만큼 부상이 심했던 현 씨는 4번의 대수술 끝에 겨우 목숨을 건졌다. 이후 반년 넘도록 병원에서 재활치료에 매달리고 있다.
"소변보는 게 너무 힘들어요. 그러다보니 밤에 자다가도 몇 번씩 깨고, 어깨도 많이 다쳐서 손을 올릴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머리 감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사과 같은 간단한 단어도 갑자기 기억이 안 나요."
-피해자 현미화 씨
피해자 현 씨와 가족들은 진짜 운전자 김 씨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경찰이 신청한 가해자들의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검찰 수사는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사람이 죽었고, 저희 누님은 생업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가해자들은 일상생활을 하고 있으니 속상하고 답답해요. 또, 실제 가해자 김 씨 말로는 동승자 이 씨가 아무런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나서줬다는데, 도저히 납득되지 않죠."
-피해자 동생 현 씨
"피해자 입장에서 운전자 바꿔치기는 기존에 용서나 합의 등 마음을 추슬렀던 과정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가해자에 대해 적정한 처분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자체로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또 다른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이승재 변호사
오는 9일,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은 지 3개월 만에 가해자 2명을 처음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현 씨는 여전히 일상 회복을 기약하기 힘든 상태다.
"가끔 꿈을 꾸고 그래요. 단골손님들이 얼른 와서 치킨 달라고 하는 꿈을요."
"진짜 가해자는 사람 인생을 이렇게 망가뜨려놓고, 전화 한 통 없는 게 너무 괘씸해요. 가해자들이 죄를 지은 부분에 대해 꼭 법대로 처벌받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바람이에요."
-피해자 현미화 씨
YTN 유튜브 '제보이거실화냐'에서는 '운전자 바꿔치기'로 두 번 울어야했던 피해자 현 씨의 사연을 취재했다.
제작, 촬영: 안용준 PD(dragonjun@ytnplus.co.kr), 강재연 PD(jaeyeon91@ytnplus.co.kr)
취재: 강승민 기자(happyjournalist@ytnplus.co.kr), 권민석 기자(jebo24@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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