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저작권법 개정안 반대 왜?..쟁점은 무엇인가
2006년 이후 15차례 개정..심사 앞두고 있어
추가보상청구권·형사처벌 축소 등 이견 차이
출판계 "개악"..반대의사 표출 및 철회 촉구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출판계가 '저작권법 개정안'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 여당이 저작권법 전부개정안을 발의해 입법 절차를 밟고 있는중이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 등 13인이 발의한 저작권법 전부 개정법률안이 심사를 앞두고 있다.
저작권법 개정작업은 지난해 7월1일부터 본격 추진됐다. 2006년 이후 15차례 개정을 거치면서 복잡해진 법체계를 바로잡고 현실적인 부분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창작자들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고 이용자들은 창작물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에서 추진됐다.
개정안에는 추가 보상청구권 등 저작권 계약 조항을 정비하고, 불법링크사이트 운영 및 링크 주소 제공 행위를 저작권 침해 행위로 규정, 정보 분석을 위한 복제·전송 허용 조항 도입, 경미한 저작권 침해는 형사처벌 배제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문체부 관계자들은 지난 4일 출판계 관계자들과 만나 이번 저작권법 개정안에 대한 입장을 공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무슨일인지 이 자리에서도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출판계에 따르면 쟁점은 '추가보상청구권'과 '저작권법 위반 형사처벌 축소' 등이다.
추가보상청구권-저작권법 위반 형사처벌 축소는 무엇?
지난해 '아동문학계 노벨상'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구름빵' 백희나 작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백 작가는 계약문제로 인해 수익에 비해 턱없이 적은 금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이 없다. 그러나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출판사가 저작자에게 일정 금액만 주고 향후 저작물 이용 수익을 독점하는 이른바 '매절'계약 피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러한 사례를 없애기 위해 도입된 조항으로 보인다.
출판계는 이에 대해 "'구름빵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출판사가 4400억원 수입을 올리는 동안 저작자는 1850만원의 수익을 받고 저작권을 뺏겼다는 내용은 근거 없는 가짜뉴스로 밝혀졌고 저작자가 제기한 소송에서 저작자의 패소로 확정 판결이 나면서 저작자의 주장이 무리한 것임이 드러났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문체부는 이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려는 노력도, 그리고 그런 '매절' 계약으로 인해 빚어진 저작자의 피해 실태에 대한 구체조사도 한 적이 없다. 그럼에도 문체부는 저작권 양도에 의한 출판이 마치 부도덕한 범죄행위라도 되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추가보상청구권'을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저작권 양도에 의한 출판은 현행 저작권법이 인정하는 적법한 출판 방식이다. 출판권 설정계약과 저작권 양도 계약은 책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선택되는 것이지 어떤 것이 좋고 나쁜 것이 아니다. 많은 작가들의 저작물이 저작권 양도계약으로 제작돼 출판시장을 성장시켜왔고, 출판콘텐츠의 질 향상에 기여해왔음을 돌이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합의금 장사' 부작용 우려 형시처벌 배제
형사처벌에서 배제하는 부분은 ▲비영리적이고 비상습적인 침해 ▲이득액 또는 피해금액 100만원 미만 ▲상업적 목적 배포 또는 공중송신될 예정인 저작물임을 알지 못한 경우 ▲권리자의 중단요구 받고 즉시 침해행위를 중단한 경우 등이다.
저작권은 침해액이 소액이라 민사 소송으로 실질적 배상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법원이 저작재산권자가 입은 피해 규모, 침해자가 얻은 경제적 이익 등 일정한 상황을 고려해 배상액을 손해액의 3배 범위 내에서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형사처벌 축소 요건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한쪽 당사자가 저작권위원회 조정을 신청하면 형사절차의 진행을 멈출 수 있도록 했다.
저작권 침해가 경미한 경우 민사적인 분쟁해결을 유도해 저작물 이용자가 과도한 위협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 저작권자에게는 충분한 배상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그러나 출판계는 "이런 우려는 일면 타당한 듯하지만 불법유통시장 근절에는 역부족이다. 일부 온라인 공유 플랫폼 사업주가 불법행위를 주도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전송자는 물론 플랫폼까지 처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 플랫폼 사업주들은 해외 서버를 두고 제재를 피하면서 막대한 사익을 챙기지만, 그 책임을 이용자에게 돌리고 있다. 차제에 온라인 플랫폼 사업주부터 엄정하게 처벌하는 것만이 잘 몰라서 저작권 침해를 했다는 경미한 저작권 위반자들을 오히려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입장이다.
출판계는 쟁점 요인이 포함된 조항이 반드시 폐기돼야 하며 발의된 개정안이 철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를 위해 연대활동과 투쟁을 벌일 것임을 밝혔다.
이에 비해 문체부는 국회에서 개정안이 발의된 만큼 입법 절차를 위해 공청회 등을 진행할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공식석상에서의 논의와 물밑 접촉 등을 병행해 이견을 좁혀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개정안 관련 공청회는 오는 3~4월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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