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공전한 유성복합터미널..공영개발도 갈 길 멀다
KPIH와 법정 싸움도 걸림돌, 공공성·사업성 균형 맞춰야
(대전=뉴스1) 심영석 기자 = 지난 2010년 최초 민간사업자 공모 이후 무려 4차례나 무산됐던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건립사업의 갈길이 멀다.
대전시가 공영개발 방식을 선언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건립 방향에 대한 기본계획은 오는 6월 이후에나 나오기 때문이다.
또, 확정되는 기본계획에 따라 국토교통부와 협의 및 승인을 거치는 과정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직전 민간사업자였던 ㈜KPIH측이 대전도시공사를 상대로 사업협약통지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해 지루한 법정 싸움이 시작될 전망이다.
5일 대전시 및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은 지난 2010년 최초 민간사업자 공모 이후 2011년과 2013년, 2018년, 2020년 무려 4차례나 무산됐다.
특히, 시는 지난 2018년부터 사업을 추진해온 ㈜KPIH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결국 무산되자 지난해 10월 과감히 공영개발 추진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당시 시와 도시공사는 사업여건 개선을 위해 Δ층수 제한 완화(10→20층 이상) Δ건축 용도 확대(공동주택 허용) 등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국토교통부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시는 지난 1월부터 대전·세종연구원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유성복합터미널 건립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6월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층고 완화나 허용 용도 확대 등은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해야 하는 것이라 국토부 등과 협의가 반드시 필요한 사안"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일반적인 주거시설 확충이 아니라 공공업무시설 등 공공성을 최대한 강화하는 방안으로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올해 안에 건립방안이 확정된다 하더라도 이후 국토부와 협의 및 승인과정을 거쳐야 하는 등 첫 삽을 뜨기 전까지 최소 1년 이상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바로 직전까지 유성복합터미널 건립을 추진했던 민간사업자 KPIH가 지난해 11월 대전도시공사를 상대로 사업협약통지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PIH측은 당시 소장을 통해 "사업협약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사업계획이나 사업 기간을 협의해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했음에도 대전도시공사가 아무런 협의 없이 협약 해지 통보를 했다"라며 "후속 절차 중지를 위한 가처분, 본안소송, 도시공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송동훈 KPIH 대표는 뉴스1과 통화에서 "3~4월쯤 1심 재판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승소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송 대표는 승소 자신감의 이유로 대전 매봉공원 민간특례사업 사업제안자인 ‘매봉파크 피에프브이(PFV)㈜’가 대전시장을 상대로 낸 민간특례사업 제안수용 결정 취소처분 등의 소송에서 법원이 1, 2심 모두 사업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을 내세웠다.
송 대표는 "매봉공원 판결의 핵심은 ‘사업 취소의 공익성보다 사업자의 피해가 더 크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우리 역시 좀더 기회를 달라는 것이었다. 이미 건축허가를 받는 등 사업을 상당히 진행시켰다. 시의 협약해지 조치는 우리에게 일방적 손해를 감수하라는 것"이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민사소송 특성상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인내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며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KPIH 소송 가능성에 대비해 온 만큼 "시에 귀책사유가 있거나 사업추진에 걸림돌이 크다고 판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정재호 교수는 "터미널은 교통인프라로 공공재 성격이 강한데 여기에 현행 법규 틀 안에서 사업성을 확보하려다 보니 공전을 거듭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른 지역 사례를 볼 때 주기능(터미널)과 부기능(상업, 주거 등)이 서로 바뀐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전시가 직접 나선 만큼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맞춰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성 광역복합환승센터는 유성구 구암동 일원 10만 2080㎡ 부지에 복합여객터미널을 비롯해 환승시설(BRT환승센터, 환승주차장), 문화시설, 업무시설(오피스텔), 지원시설 등이 들어서는 사업이다.
km503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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