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식'이 '글로벌 스탠다드'? 금융위 '자가당착'

조준영 기자 2021. 2. 6.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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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414일만에 재개된다.

이 홍콩식 공매도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며 금융위가 손사래를 쳤던 안이다.

이번에 공매도 재개 의지를 밝히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내건 금융위 입장에선 자기모순에 빠진 셈이다.

지난해 11월 금융위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홍콩식 공매도)를 국내 도입시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해 국내시장의 신뢰저하 및 투자자 이탈 등이 우려된다"고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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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가 414일만에 재개된다. 재개 시점은 5월3일. 전면 재개는 아니다. 공매도 가능 종목을 지정하는 이른바 ‘홍콩식 공매도’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대표지수 종목이 허용대상이다. 고민의 결과, 고육책 성격이 짙다는 점을 잘 안다. 그렇기에 더 안타깝다.

이 홍콩식 공매도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며 금융위가 손사래를 쳤던 안이다. 이번에 공매도 재개 의지를 밝히며 ‘글로벌 스탠다드’를 내건 금융위 입장에선 자기모순에 빠진 셈이다.

지난해 11월 금융위는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홍콩식 공매도)를 국내 도입시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해 국내시장의 신뢰저하 및 투자자 이탈 등이 우려된다"고 분명히 했다.

또 공매도 가능종목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종목간 형평성, 기준의 적정성 등 새로운 논란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공매도제도 폐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바이오기업의 경우 대부분 공매도 가능종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실제 이번에 공매도가 허용된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엔 셀트리온, 에이치엘비 등 공매도에 거세게 저항해온 바이오기업들도 다수 포함된다.

금융위가 스스로의 입장을 바꿔 타협을 택한 것은 외부 압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둔 여당, 주식투자 붐을 일으킨 개인투자자들은 올초부터 공매도 재개반대를 꾸준히 외쳐왔다.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주장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엔 20만명이 넘게 동참할 정도다.

한쪽은 유권자인 개미들의 표를, 다른 한 쪽은 주가하락을 걱정했다. 금융위는 ‘고심’만 하며 쉬운 길을 택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공매도 금지연장 관련 브리핑을 마친 후 "오늘 불확실했던 부분이 결정됐다. 이것으로 공매도에 대한 논란은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공매도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보다 또다른 불신을 잉태했다. 금융정책이 여론에 과도하게 휘둘린 선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업계에선 '5월에 정말 공매도가 재개되겠냐'는 의구심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언제든 정책이 뒤집힐 수 있다는 불신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한번 잃은 신뢰를 되찾는 것은 ‘논란’ ‘결정’보다 훨씬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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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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