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희 "출판기념회 수익으로 전세금..아내, 집에서 머리 잘라"

송혜진 기자 2021. 2. 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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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문체부장관 후보자 '월 60만원 생활비' 해명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희(54)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과 아내·딸 세 가족의 2019년 한 해 생활비를 약 720만원(월평균 60만원)을 썼다고 국세청에 신고한 것과 관련해 야당 일각에서 축소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한 달 60만원 정도만 쓰고 지낸 것이 맞는다”고 했다. 딸을 1년에 4200만원 정도 드는 외국인학교에 보내는 대신 온 가족이 절약하며 살았다는 취지였다.

황 후보자는 5일 본지 통화에서 월 생활비가 60만원 정도밖에 안 든 이유에 대해 “아껴 썼다”고 했다. 그는 “딸을 외국인학교에 보내면서 아내와 ‘한 달 100만원 넘지 않게 쓰고 살자’고 약속했다”며 “아내는 미용실도 안 가고 머리칼도 스스로 자른다. 딸 머리도 아내가 해준다”고 했다. “명절에 고기 등 음식 선물이 들어와 식비도 크게 들지 않는다”면서 “딸도 한 달 30만원짜리 수학 학원 한 곳에 다니는 게 전부”라고 했다. 딸 학원비는 생활비에 포함되는 돈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황 후보자는 “우리 집에서 돈을 가장 많이 쓰는 게 나인데, 내 지출은 의정활동비에서 나가서 국회의원 월급은 거의 저금한다”고 했다.

야당에선 아무리 아껴쓴다 해도 3인 가족이 한 달 생활비로 60만원밖에 안 쓴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용 의원은 “월 60만원으로만 생활한다는 후보자 말을 국민이 과연 믿겠는가”라고 했다. 더구나 황 후보자 딸은 2019년 서울 목동의 한 자사고에 입학했으나 한 학기 뒤에 1년 학비가 4200만원 정도 드는 외국인학교로 옮겼다.

/일러스트=박상훈

황 후보자는 “2019년 말 출판기념회를 통해 7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얻은 것도 있다”고 했다. 2019년 12월 26일 본인이 쓴 책 ‘대전환의 시대’ 출판기념회를 통해 약 7000만원 상당의 수익이 났고 이에 대한 소득 신고도 마쳤다고 했다. 출판기념회 수익은 보통 책 판매 대금과 축하금이 포함된다.

황 후보자는 “출판기념회 수익으로 아파트 전세 대출금을 갚았다”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출판기념회 수익은 대출금을 갚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쓰더라도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다. 그러나 현역 국회의원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정치자금 모금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한 현역 의원은 “정치인의 책을 읽고 싶어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하금을 주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출판기념회는 사실상 우회적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데 이를 개인 대출을 갚는 데 썼다고 말하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고 했다. 실제 정치인 출판기념회 자리엔 유관 부처 관계자나 기업 관련 인사들이 참석해 책값에 상관없이 축의금 내듯 일정 금액을 내는 경우가 많다.

황 후보자 재산은 2016년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5년 사이 2억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후보자의 2016년 신고 재산은 8400만원이었으나 올해 국회에 등록 신고한 재산은 6억800만원이었다. 전세 자금 대출 2억3000만원과 정치자금 7800만원을 제외해도 2억2000만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황 후보자가 딸을 자사고를 거쳐 외국인학교에 보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자사고·특목고 폐지를 추진하는 현 여권 인사가 자신의 딸은 자사고·특목고에 보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외국 생활을 오래한 딸이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외국인학교로 옮기게 됐다”고 했다. 그는 “나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고교 서열화에 대한 문제의식은 있지만, 그렇다고 평준화 교육 지지자는 아니다”라고 했다. 황 후보자 딸은 현재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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