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위협 심각, 해외美軍 재배치 검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각) 첫 일선 부처 방문지로 국무부를 찾아 ‘세계 속 미국의 위치(America’s Place in the World)’를 주제로 연설했다. “미국이 돌아왔다. 우리 대외 정책의 중심에 외교가 돌아왔다”며 시작한 연설은 바이든 시대 외교·안보 정책의 큰 밑그림을 담고 있다. 중국·러시아에 맞서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가치 외교'를 목표로 하고, 이를 미국의 군사력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구상이다.
바이든은 연설 초반부터 “미국에 필적하려는 중국의 커지는 야심”과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파괴하려는 러시아의 결의”를 핵심 위협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자유 수호, 기회 보장, 보편적 권리 옹호, 법치 존중 등 미국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에 뿌리를 둔 외교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했던 바이든은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미 대선 개입, 사이버 공격, 자국민 독살 같은 러시아의 공격적 행동 앞에 미국이 나가떨어지던 시절은 끝났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을 “가장 심각한 경쟁자”로 부르면서 “중국의 경제적 횡포와 공격적이고 강압적 행동에 정면으로 맞서고, 인권·지식재산권에 대한 중국의 공격을 물리치겠다”고 했다.
바이든은 그 수단으로 ‘동맹’과 함께 미국의 ‘군사력’을 거론했다. 그는 “우리 외교정책의 경로를 변경하고 우리의 민주적 가치와 외교적 리더십을 잘 통합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발표하겠다”며 “우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미군의 ‘해외 주둔 재배치 검토(Global Posture Review)’를 주도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또 “이 (재배치) 검토가 이뤄지는 중에는 기존에 계획된 모든 주독 미군 철수를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던 주독 미군 1만2000명 감축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이 언급만 보면 주한 미군의 ‘깜짝 철수’ 가능성도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크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미군이 한 나라에 ‘붙박이 주둔’ 하기보다는 세계 어디든 필요한 곳에 즉시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점점 더 선호하고 있어 주한 미군 병력의 일부 조정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바이든의 미군 재배치 검토 발언과 관련,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별도의 성명에서 “국방부는 외교란 힘든 일을 지지하기 위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적의) 도전을 받았을 때 미국의 이익을 지켜내고 우리의 결의를 분명히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역량”으로 외교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중국·러시아의 위협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외 미군 주둔이 조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군은 이미 바이든 취임 직후 남중국해 긴장이 고조되자 중동에 있던 핵항공모함 니미츠함을 남중국해 쪽으로 이동시켰다.
바이든은 또 “인도적·전략적 재앙을 초래한 예멘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외교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예멘 내전에서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을 제압한다며 미국에서 구입한 무기를 무차별 사용해 인도적 위기가 조성된 것을 바로잡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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