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압박에… 대만, 남미 사무소 설치 하루만에 무산
대만이 남미 가이아나에 대표 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중국의 압력으로 백지화됐다고 대만 매체들이 5일 보도했다.
대만 외교부에 따르면 대만은 지난달 11일 가이아나와 상호 사무소 설치에 대한 협정에 서명했다. 대만 정부는 지난달 15일부터 가이아나 조지타운에 사무소 개소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런 사실은 대만 외교부가 4일 오전 보도 자료를 배포하면서 공식화됐다. 가이아나는 1972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 외교 관계가 중단됐다.
대만 외교부의 보도 자료가 나온 뒤 중국 외교부 왕원빈 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가이아나가) 대만과 어떤 형태의 정부 교류도 진행하지 않길 바란다”며 “잘못을 바로잡아 부정적 영향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 언급이 나온 얼마 후 가이아나 외교부는 4일 보도 자료를 내고 “의사 소통의 오류가 있었다”며 협정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이아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준수한다”고 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며 합법적인 중국의 정부는 오직 하나라는 중국의 주장이다.
대만 외교부는 5일 “가이아나가 (발표) 24시간도 안 돼 중국의 압박으로 협정 종료를 선언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중국이 힘으로 대만을 고립시키는 것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더 멀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보도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강자에 의지해 약자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며 팔뚝이 굵고 주먹이 큰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며 “하지만 이번 베이징의 행동은 (그런 발언과) 완전히 모순된다”고 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앞세워 국제 무대에서 대만을 고립시켜 왔다. 2016년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대만에서 집권한 이후 키리바시, 솔로몬제도 등 7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대만은 현재 유엔 회원국 14국 및 바티칸시티와 외교 관계를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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