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면제 실익없어" 시큰둥.. "재건축 속도 빨라질 것" 기대감

김호경 기자 2021. 2. 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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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 직접 시행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더 주는 '2·4공급대책'을 두고 재건축 조합들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5일 서울 송파구의 대단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 참여 가능성에 대해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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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공급대책 현장선 엇갈린 평가.. 4일 이후 매수자 입주권 못받아
"후보지 어디인지도 모르는데.."
과도한 재산권 침해 지적 나와
공공기관이 직접 시행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더 주는 ‘2·4공급대책’을 두고 재건축 조합들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서울 강남 일대의 규모가 큰 단지들은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반면 오래된 소규모 단지들은 사업 속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4일 이후 산 집이 공공 주도 정비사업 지역에 포함되면 입주자격을 박탈하는 정부 대책이 재산권 침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정비사업 지역을 밝히지 않은 상태여서 집을 산 사람이 예기치 않게 입주하지 못하고 현금 청산을 당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 강남 대단지 “빼곡히 짓는 걸 원치 않는다”

5일 서울 송파구의 대단지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 참여 가능성에 대해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은 공공기관이 민간(조합)에서 사업을 넘겨받아 단독으로 시행하는 방식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와 재건축 조합원 2년 거주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 조합들은 어차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해 분양하면 초과 이익이 크지 않은데 그 부분(재초환)을 면제해주는 게 땅과 사업 주도권을 공공에 모두 넘길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민간 참여를 이끌기 위해 재초환 면제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강남권 단지에서 통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정부가 지난해 5·6공급대책에서 발표한 공공재건축을 추진하는 유일한 강남권 단지인 ‘신반포 19차’의 김성진 조합장은 “정부가 혜택을 늘려준 건 분명하지만 좋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다는 주민들의 욕구를 공공이 얼마나 충족해줄지 장담할 수 없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은 입지가 뛰어나 공공이 참여하지 않아도 사업성이 충분한 경우가 많다.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다 보니 ‘돈’을 더 쓰더라도 고급 아파트를 짓겠다는 정서가 강하다.

재개발 조합들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기존 공공재개발만으로도 혜택이 충분한 데다 공공 직접 시행 방식으로 전환해도 추가 인센티브가 크지 않아서다. 공공재개발을 추진 중인 민동범 ‘한남1구역’ 공공재개발추진협의체 대표는 “이미 주민 동의율이 75%가 넘었는데 사업을 공공직접 시행 재개발로 전환하면 토지 지분이 넓어 입주권을 1+1로 받을 수 있는 소유주들은 반대할 수 있다”며 “기존 추진했던 공공재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소규모 단지는 기대감…재산권 침해 논란도

일부 소규모 단지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276채 규모인 광진구 중곡아파트는 공공 직접 시행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을 받았지만 추가 분담금이 크게 줄지 않아 추가 혜택을 요구해 왔다. 황보수문 재건축추진위원회 사무장은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 봐야겠지만 일단 재초환, 2년 거주 의무 면제 등 우리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2·4공급대책의 양대 축인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관련해 재산권 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재건축·재개발이든 도심 역세권이든 공공 주도 정비사업 대상지에선 4일 이후 부동산 계약을 하면 주택과 상가 등에 대한 우선공급권을 주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실제 살기 위해 집을 사는 실수요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중에서 거론되는 도심 재개발 후보지에서 주택을 잘못 샀다가 입주하지 못하고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기와 무관하게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까지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하는 건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며 “신축 아파트를 제외하면 이런 불확실성이 있는데 누가 집을 살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김호경 kimhk@donga.com·이새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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