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오세훈 '2강'.. 오신환-조은희 "토론기회 더 달라"
나경원, 여성 가산점 빼고도 1위.. 오세훈, 시민 여론조사선 이겨
오신환-조은희, 낮은 인지도 숙제.. 부산시장 예비경선 박형준 1위
이언주-박성훈-박민식 뒤이어.. 내달 4일 여론조사 100% 후보 선출
이번 예비경선은 책임당원 투표 20%, 시민 여론조사 80%를 반영했다. 여성 후보는 20%의 가산점이 부여됐다. 국민의힘은 순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서울은 나경원 오세훈 후보가 나란히 1, 2위를 기록하며 ‘2강’을 형성했고 조은희 오신환 후보가 뒤를 이은 것으로 전해졌다. 나 후보는 여성 가산점을 제외하고도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부산은 박형준 후보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언주 박성훈 박민식 후보 순이었다. 국민의힘은 7, 8일 후보들과 기자단이 만나는 ‘미디어 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4차례 이상 토론회를 개최한 뒤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다음 달 4일 후보를 선출한다.
○ 나경원은 선명성, 오세훈은 확장성
예비경선 결과, 보수 성향이 강한 당원 투표에선 나경원 후보가 1위를 했고, 오세훈 후보는 시민 여론조사에서 간발의 차로 나 후보를 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두 후보의 장단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각 후보 진영에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본경선 전략 수립에 돌입했다.
보수 선명성과 높은 인지도가 강점인 나 후보는 이날 재산세 50% 감면, 청년과 신혼부부의 대출이자 최대 1억1700만 원(청년 2700만 원+결혼 4500만 원+출산 4500만 원) 지원 등 ‘부동산 7대 공약’을 발표하면서 “정부 정책은 비현실적, 비논리적, 비효율적인 ‘3비 정책’”이라며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보수 표밭을 확실히 다지면서 부동산과 소상공인 정책에 주력한 정권 심판론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패스트트랙 강경 투쟁을 주도하며 ‘총선 폭망’의 원인을 제공했고, 중도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엇갈린 지적도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예비경선 결과가 발표되자 “첫날부터 능숙하게 일할 수 있는 오세훈이 필승의 드라마를 써내겠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오 후보 역시 반값아파트 공급, 무소득 1주택자 재산세 감면 등 부동산과 민생 공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오 후보는 5년간 서울시장을 지낸 경험과 중도 확장성이 강점이지만 10년 전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사퇴해 보수 지지층에 상처를 준 것과 최근 ‘조건부 출마 선언’으로 촉발된 정치력 부족 논란은 극복해야 할 숙제다.
○ 오신환 조은희 “토론 기회 늘려 달라”
오신환 조은희 후보는 나경원 오세훈 후보와 강하게 맞붙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후보 중 가장 어린 50세로 ‘젊음’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오신환 후보는 이날 국회 세종시 이전을 찬성한 오세훈 후보를 겨냥해 “민주당에 득 되는 일만 하는 게 아닌지 돌아봐 달라”며 날을 세웠고, 공관위를 향해서는 “토론회를 최소한 6회는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일한 ‘현직’의 서울 서초구청장으로서 생활 밀착형 이슈에 강점을 보였던 조 후보도 이날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했던 다른 세 후보를 겨냥해 “불과 10개월 전 총선 때 지역구 주민에게도 선택받지 못한 분들”이라며 각을 세웠다. 조 후보는 이날 “이번 선거는 패자부활전이 아니다”라며 “설 직전과 직후 2번 토론회를 열어 달라”고 당 공관위에 요청했다.
부산은 박형준 후보가 대중적 인지도와 중도적 이미지로 지지층을 늘려가고 있고, 이언주 후보는 저돌성을 무기로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결집하며 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시 경제부시장 출신의 신인 박성훈 후보는 공관위가 설정한 ‘신인 트랙’(신인 2명 중 1명은 무조건 본경선 진출)과 무관하게 자력으로 본경선에 진출한 ‘다크호스’로 꼽힌다. 박민식 후보는 외교관 3년, 특수부 검사 10년, 재선 의원 경력 등 ‘엘리트 스펙’을 발판 삼아 “부산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