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매치'로 달아오른 슈퍼볼, 흥행은 '찬바람'
코로나19로 TV 광고 판매 저조..유료 입장도 1만4500장으로 제한돼
[경향신문]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와 캔자스시티 치프스가 맞붙는 제55회 슈퍼볼이 8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CBS의 해설가 토니 로모는 “이번 슈퍼볼은 20, 30, 40, 50년 뒤에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프로풋볼(NFL)의 과거와 미래를 상징하는 두 쿼터백, 톰 브래디(탬파베이)와 패트릭 마홈스(캔자스시티)의 대결이기 때문이다.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20년간 뛰며 슈퍼볼을 6회 우승하고, 슈퍼볼 최우수선수(MVP)에 4번이나 오른 브래디는 이미 역대 최고 선수다. 브래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뉴잉글랜드를 떠나 탬파베이로 이적했다. NFL 최고 명장인 빌 벨리칙 뉴잉글랜드 감독과 헤어진 브래디는 주변의 우려를 비웃듯 탬파베이를 슈퍼볼로 이끌었다. 디비저널라운드에서 드루 브리스(뉴올리언스 세인츠), 콘퍼런스챔피언십에서 애런 로저스(그린베이 패커스) 등 전설급 쿼터백들을 모조리 꺾으면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이에 맞서는 마홈스는 브래디 못지않은 기량을 뽐내는 신진 세력이다. 본격적인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 정규리그 MVP에 뽑히며 화려하게 등장했고, 지난해에는 캔자스시티에 50년 만의 슈퍼볼 우승을 안기며 슈퍼볼 MVP까지 차지했다. 데뷔 첫 4년간 이룬 업적만 놓고 보면 마홈스가 오히려 브래디를 앞선다. 마홈스가 2년 연속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면 26세 생일 이전에 우승 반지 2개를 보유한 NFL 최초의 쿼터백이 된다. 브래디는 물론 조 몬태나, 브렛 파브, 페이튼 매닝 같은 전설의 쿼터백들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브래디는 ‘포켓 패서’다. 포켓(오펜시브 맨들이 보호해주는 공간) 안에서 차분히 기회를 보다가 정확한 패스를 꽂아주는, 모범적인 스타일의 ‘클래식 쿼터백’이다. 발이 느리다는 단점이 있으나, 포켓 안에서 미세한 발놀림으로 수비를 피하고 시간을 버는 능력은 여전히 발군이다. 이에 맞서는 마홈스는 요즘 스타일이다. 메이저리그 투수였던 아버지 팻 마홈스로부터 물려받은 강한 어깨에 발도 빠르다. 브래디와 달리 빠른 속도로 달리면서 던지는 러닝 스로의 성공률이 말도 안 되게 높다.
탬파베이의 러닝백 르숀 매코이는 둘의 대결을 NFL판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대결로 비유하며 “브래디는 나이 든 조던과 같다. 에어 조던 덩크는 이제 할 수 없으나 페이드어웨이슛으로 상대를 꺾을 수 있다. 반면 마홈스는 브라이언트다. 그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고의 매치가 성사됐지만, 흥행 가능성은 낮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슈퍼볼의 하이라이트인 TV 광고의 30초 가격은 지난해 560만달러(약 63억원)에서 올해 550만달러(약 62억원)로 비슷하지만 단골이었던 코카콜라와 버드와이저, 펩시가 이번에는 광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 38년 만에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에서 빠지는 버드와이저는 광고 비용을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에 쓰기로 했다. 2008년 이후 매년 참신한 광고로 주목받았던 현대자동차 역시 이번 슈퍼볼을 건너뛴다.
코로나19 사태로 최대 수용 인원의 30%(2만2000명)만 입장하는 데다 의료진 7500명이 무료 입장해 실제 유료 티켓은 1만4500장에 불과하다. NFL 사무국은 빈자리에 100달러를 받고 입간판을 세우기로 했고, 3만명 넘는 팬들이 신청했다. 입간판 수익금 전액은 코로나19 취약계층을 돕는 지역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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