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AI 모창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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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로봇이 운영하는 약국이 문을 열었다.
인공지능(AI) 약사는 운영 1년 만에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약을 200만건이나 조제했다.
지난달 29일 방영된 첫 방송에선 가수 옥주현의 목소리를 10만번 딥러닝한 AI 모창 가수가 옥주현과 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AI가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도 알고리즘으로 절대 흉내낼 수 없는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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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야구 선수 스카우트에 도입했다. AI는 스카우터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했거나 저평가한 선수들을 찾아내 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홍콩의 재생의학 전문 벤처회사는 ‘바이탈’이라는 알고리즘을 이사로 임명했다. 방대한 기업 정보를 분석한 AI 이사는 다른 인간 이사들과 함께 투자 결정에 참여했다.
AI는 예술에도 입문했다. 미국의 음악 교수 데이비드 코프는 바흐 음악을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 EMI를 만들었다. 바흐풍의 합창곡을 하루 5000곡씩 작곡한 EMI는 진화를 거듭해 베토벤, 쇼팽, 라흐마니노프의 곡까지 모방했다. AI가 작곡한 고전음악 앨범은 발매를 시작하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국내 SBS TV에선 모창, 골프, 주식투자 등 6개 종목에 걸쳐 AI와 인간의 대결이 진행 중이다. 지난달 29일 방영된 첫 방송에선 가수 옥주현의 목소리를 10만번 딥러닝한 AI 모창 가수가 옥주현과 대결을 벌였다. AI와 옥주현이 칸막이 뒤에서 박효신의 ‘야생화’를 번갈아 부른 후 사회자는 방청객들에게 누가 옥주현인지 물었다. 결과는 45대 8로 인간의 승리였다.
이번엔 인간이 이겼으나 AI 모창 가수가 인간의 노래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날이 곧 도래할 것이다. 하지만 AI가 아무리 노래를 잘 불러도 알고리즘으로 절대 흉내낼 수 없는 게 있다. 한 사람이 가수로 성장하기까지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희망과 좌절이다. 그런 애환이 성대의 울림에 녹아 있기에 관객은 깊은 감동에 빠져드는 것이다. AI 시대에 우리가 끝까지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러한 인간다움이다. 기계가 빠르게 인간을 닮아가는 세상에서 인간이 거꾸로 기계를 닮아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배연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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