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부모님도 못 뵈는 '코로나 불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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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집안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결혼식은 5인 집합금지의 예외가 되면서 우리 가족은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런 까닭에 우리 집안 사람들은 새 식구를 맞은 지 한 달이 지나도록 한데 모이지 못했다.
5인 금지 조처가 고위험군에 속하는 65세 이상 우리 부모님 세대를 지키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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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리 집안에 새 식구가 들어왔다. 동생이 결혼을 하면서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날짜를 잡은 지 얼마 안 돼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시작됐다. 결혼식 하객 기준이 100인 이하에서 50인 이하로 바뀌더니, 식이 예정된 주의 월요일 오전에는 수도권에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지침이 시행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확산세에 따라 방역지침이 널을 뛰면서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우리 가족에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그런 까닭에 우리 집안 사람들은 새 식구를 맞은 지 한 달이 지나도록 한데 모이지 못했다. 하필이면 가족 모임의 계기가 지난달에 몰려 있어 5인 금지가 더 야속하게 느껴졌다. 새해 첫날 연휴와 아내 생일은 별도 모임 없이 넘어가고, 할머니 기일에는 나와 동생만 본가를 찾았다. 아버지 생신날엔 큰아이만 데리고 인사를 드리러 갔다. 다가오는 명절을 기약하며 서운함과 송구함을 달랬다.
예상은 한 번 더 빗나갔다. 거리두기 단계를 재논의하더라도 5인 금지는 설 연휴 때까지 유지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나와 큰애, 아내와 둘째, 동생네 부부가 번갈아가며 부모님 댁을 찾는 방안을 떠올려봤다. 그래도 세 가구의 공통 접촉면이 생기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그렇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상념만 짙어졌다.
5인 금지 조처가 고위험군에 속하는 65세 이상 우리 부모님 세대를 지키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미국에서 추수감사절 인구 대이동이 일어나면서 확진자가 급증한 사실도, 독일 총리가 “이번이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될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말까지 하면서 모임 자제를 촉구한 사실도 익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가족들 만남까지 천편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역조치에 원망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멀리 떨어져 살아 명절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을 사람들은 오죽할까.
차라리 가족 간 만남은 집합금지 예외로 두되 ‘부모님과 만날 때도 마스크를 쓰고 가급적 식사는 따로 하는 것이 효도’라고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인다면 어떨까, 영국이 고안했던 ‘크리스마스 버블’처럼 자율적으로 지정한 세 가구까지는 모일 수 있도록 하면 또 어떨까 싶다. 부디 새로 개편될 방역체계에는 확산 방지책 못지않게 오랜 거리두기에 따른 여러 정신적·물리적 고충까지 세심히 살핀 방안이 담기기를 소망해 본다.
유태영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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