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공급 불균형' 심각..대안은 없나?
[KBS 광주]
[앵커]
지난해 독감 백신 접종 과정에서 일부 자치단체들의 과도한 백신 확보 경쟁으로 빚어진 문제점을 연속 보도해드렸는데요.
한쪽에선 백신을 맞고 싶어도 못 맞는 사람들이 있는데 다른 쪽에서는 남아도는 백신 수만 개를 버려야 하는 수급 불균형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하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해 9월, 민간 병의원들은 우선 접종 대상인 만 12세 이하용 백신 부족에 시달렸습니다.
일부 자치단체들까지 백신 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지역별, 의료기관별 수급 불균형이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문은철/○○도매상 관계자 : "이제 다 끝나고 나니까 약(백신)이 남아있다 어디가... 참 기가 막힐 노릇이죠."]
하지만 일선 병원이 전국의 백신 수급 현황을 확인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국가사업용 백신 가운데 청소년이나 62살 이상 어르신용은 국가가 조달해 보건소와 의료기관에 보냈기 때문에 공급량을 확인할 수 있지만 12살 이하 어린이용은 유료 백신과 마찬가지로 민간 의료기관이 직접 구매하다 보니 수급 관리가 불가능했습니다.
제약회사나 중간 도매상이 공급량을 임의로 조정해도 병의원이 대처할 방법도 없었습니다.
시민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집니다.
백신 접종을 하려고 해도 어느 병의원에 백신 물량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고민영/광주시 광산구 : "(백신을 아이에게) 못 맞추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커서 항상 확인하고 또 전화하고 또 전화하고 (이랬던 거 같아요)."]
전문가들은 이같은 혼선을 막으려면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 백신 공급 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미국과 영국, 호주처럼 백신 구매부터 유통, 수급 관리를 모두 정부가 맡는 중앙 조달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는 겁니다.
[채수미/한국보건사회연구원 미래질병대응연구센터장 : "백신의 공급상황, 부족하고 과잉되는 이런 상황들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을 해야하고요. 그런 상황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조여야 합니다."]
접종 대상만 국가가 관리하고 구매와 접종은 아예 민간에 맡기자는 일부 의견도 있습니다.
[김우주/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조달구매의 폐해가 많기 때문에 조달구매를 하지 않고, 실제 접종은 시장이나 민간 병·의원에 위탁해서 맡기도록 하고, 그것이 잘 이루어지는지를 관리하는 것에 정부의 역할이 집중돼야 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여파와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수급 불균형이 심각했던 독감 백신 접종사업.
백신을 맞아야 할 사람이 제때 맞고 버려지는 물량도 없도록 백신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촬영기자:박석수
하선아 기자 (s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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