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방통심의위원 확정 못하는 이유는
29일 임기 마쳤는데도 5기 위원 구성 안돼…민주 "우리는 확정, 국민의힘이 못정한 듯"
박대출 "방심위원장 정연주는 안된다"
[미디어오늘 조현호·박서연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임기가 끝난지 일주일이 넘었는데도 국회 추천 위원 구성안이 의결되지 않아 위원회 활동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측의 위원이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주목된다.
애초 지난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안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추천의 건'이 예정돼 있었으나 하루 전날 국민의힘의 요청으로 이 안건은 보류됐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추천 몫의 위원 명단이 확정되지 않은 탓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조금더 신중하게 뽑자는 차원에서 더 논의하려다 추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전체회의 전날 국민의힘 요청으로 '내부정리가 안됐다'고 해서 안건을 취소했다”며 “과방위 명의로 명단(3명)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안건협의를 했는데, (그날 회의에서 정하기로) 합의했다가 자신들의 사정으로 보류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추천명단을 내야 하는데, 명단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인지 어떤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전체 9명은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 과방위가 각각 3명씩 추천하는데, 국회의장 몫 3명은 통상 국회의장 1명, 교섭단체 여야 대표 1명씩 추천한다. 여야 (원내)대표 각 1명씩 하고, 과방위 3명의 경우 여당 추천을 2명으로 할지 야당 추천을 2명으로 할지를 두고 조 의원은 아직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원내 지도부간 대화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과방위 차원에서 추천할 인물을 추천위원회를 통해 1순위, 2순위, 3순위 등으로 정해놓은 상태라며 국민의힘이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확정한 인물은 정민영 변호사로, 국회의장 3명 중 여당 대표 몫으로 추천했으며, 나머지는 과방위 여당 추천몫 인물까지 정해두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방송통신심의원장에 정연주 전 KBS 사장(대통령 추천), 부위원장엔 김윤영 전 원주MBC 사장(국회의장 추천), 정민영 변호사(국회의장-민주당 대표 몫), 김유진 민언련 이사(대통령 추천), 이상휘 세명대 교수(국민의 힘 추천),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등이다. 국민의힘 추천 인물로 알려진 2명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국회의장 추천 몫의 한 명도 지난달 29일 명단을 방통심의위측에 전달했다며 “박병석 의장이 개별접촉을 통해서 정했다”며 “결격사유가 없고, 법적 자격요건이 되어 곧 수용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윤영 전 사장이 맞느냐는 질의에 이 관계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이 명단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두고 여러 차례 질의했으나 과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박성중 의원은 전화통화 연결이 되지 않았고, 5일 저녁 7시 현재까지 문자메시지 답변도 주지 않았다.
한편,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방통심의위원장 내정설을 두고 국민의힘 과방위원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그런 얘기 많이 돌고 있는데, 반대하고, 당에서도 반대한다”며 “정 전 사장 본인이 고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현재 국민의힘 위원으로 거론되는 이상휘 교수도 전 정권 청와대에 재직했고, 김우석 부소장도 민자당 공채 출신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그것과 비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정연주 전 사장은 심의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고, 위원장으로서 부적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추천 방통심의위원 인선 문제에는 “내가 관여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방송독립시민행동은 5일 성명에서 “당장 보궐선거 60일 전 구성하도록 하고 있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2월6일부터 가동되는데, 이 위원회 운영 실무를 맡는 방통심의위가 재보궐선거 기간에도 구성되지 않는다면, 선거 방송·통신 심의 공백이 불가피하다”며 “이번 재보선엔 언론의 자극적인 선거보도로 민심이 왜곡될 우려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단체는 국민의힘 몫으로 거론되는 이상휘 교수와 김우석 부소장을 들어 “추천과정부터 '정치후견주의'가 되풀이되고 있다”며 “국회와 정당이 연고주의, 정치후견주의에 기대 방송·통신 전문성이 전혀 없는 낙선·낙천 정치인 챙기기나 정치지망생 이력을 쌓기 위한 징검다리 용도로 위원을 추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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