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뇌전증에 지적장애..장애 1급 소년, 일반 중학교에 배정한 교육청

공민경 2021. 2. 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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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증 장애가 있는 초등학생이 특수학교에 못가고 일반 중학교에 배정받았습니다.

교육청은 특수학교 정원이 한정돼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는데, 이 학생보다 장애가 덜 하고, 전형 평가 점수가 낮은 상당 수 학생이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갑자기 정신을 잃고 심한 발작을 일으키는 소년, 뇌전증을 앓는 A 군입니다.

이런 일을 많게는 이틀에 한 번씩 겪습니다.

지적장애까지 있어 예전 기준 장애 1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초등 과정 특수학교를 마친 A 군이 일반 중학교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같은 학교 12명 중 A 군만 특수학교를 못 가게 됐습니다.

일반학교 특수학급에서 생활한다지만, A 군의 부모는 걱정이 앞섭니다.

[A 군 어머니 : "(일반 학교에서는) 정말 하루도 아마 케어가 힘드실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남자 선생님 서너분이 옮겨주실 수는 없을 거거든요."]

이 지역의 중등과정 특수학교는 장애 등급과 소견서, 실제 행동을 보고 판단하는 실사 점수 등을 참고해 교육청 특수교육 운영위원회가 선발합니다.

의료기관 3곳에서 빈번한 발작으로 특수학교 생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고, 담임 선생님도 일반 중학교에선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고 했지만 A 군은 불합격했습니다.

[A 군 초등과정 특수학교 교사/음성변조 : "발작 주기도 불분명해지고 횟수도 더 잦아지고…시멘트로 넘어지면서 보건실로 이동했었던 적이 있었고요."]

정보공개 청구를 해봤더니 고양시 중등과정 특수학교 3곳의 합격생 36명 중 A 군보다 장애등급이 낮은 학생이 14명이었고, '실사 점수'가 낮은 경우도 18명이었습니다.

A 군의 불합격을 정원 부족으로만 이해하기 힘든 상황, 이에 대해 교육청은 장애등급과 실사 점수만으로 특수학교 배치를 결정하지 않으며, 9명의 비공개 심사위원이 종합적으로 논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 군 어머니 : "아이가 못하고 뭐가 나쁘고 이런 거를 저희는 잊고 살고 싶어요.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하면, 저희를 막 찌르는 것처럼…"]

A 군의 부모는 특수학교 재배치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했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이근희

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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