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백신 효능·신뢰 엄중히 살피고 수급도 만전 기해야
[경향신문]
아스트라제네카사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접종 방침이 2차 자문회의에서 ‘신중’으로 돌아섰다. 1차 자문회의는 ‘65세 이상 고령자 접종이 가능하다’는 다수의견을 냈지만,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2차 회의 결과는 ‘만 65세 이상 접종 여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 3차 회의 전까지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 효능을 면밀히 분석해 백신 접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가 됐다.
2차 회의에서 ‘판단 유보’ 결정을 한 이유는 자료 부족이었다. 자문회의는 “(65세 이상은) 접종 효과에 대한 자료가 충분치 않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추후 미국 임상시험의 분석 결과를 제출토록 요구했다. 판단 유보 결정은 최근 해외에서도 같은 이유로 아스트라 백신의 고령자 접종에 대해 신중한 판단을 내리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전 연령대의 아스트라 백신 사용을 승인했지만, 독일·프랑스·오스트리아·스웨덴·벨기에 등은 국가별로 55·60·65·70세 미만에만 접종을 권고했다. 스위스는 아스트라 백신 승인을 거부했다.
아스트라 백신은 이달 중 한국에서 시작될 백신 접종 1단계의 중심이다. 정부는 가장 먼저 들어오는 화이자 백신을 의료진 6만명에 접종한 후 노인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 75만명에 찾아가는 방식으로 아스트라 백신 접종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령자 접종 계획이 변경되면 11월까지 국민 70%의 집단면역을 완성하겠다는 전체 시간표에도 연쇄적으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집단면역은 백신에 대한 신뢰가 확보되지 않으면 요원해진다. 신뢰 확보엔 방역당국의 초기 대응이 특히 중요하다. 앞으로도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백신 확보부터 유통, 접종 이상반응까지 단계별로 돌발 변수가 이어질 수 있다. 5종의 백신은 유통이나 보관 방법, 접종 횟수·효과 등이 제각각이어서 방역당국의 어려움은 더욱 클 것이다. 정부는 시시각각으로 바뀌고 있는 백신 접종 상황에 유연하고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백신 효과를 검증해 접종 순서를 재검토할 수 있고, 국산 치료제 ‘렉키로나주’의 효능을 살펴 백신 접종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최대한 투명하고 과학적인 근거로 백신의 의구심을 풀어가야 한다. 전문가 협의체에서 구체적 접종 계획이 정해진 후에는 국민들도 정부 판단을 믿고 따라야 한다. 아울러 정부는 6일 거리 두기·방역수칙 조정 결정에서 설 고비와 변이 바이러스 등 방역위기 상황을 숙고하기 바란다. 백신 접종과 방역수칙, 개개인의 실천은 모두 하나로 연결된 문제들이다. 합심해 최적의 선순환을 만들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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