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간에 다리 걸치고..10미터 높이에 올라 작업

이현정 기자 2021. 2. 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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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택배 일은 집 앞까지 물건을 배달하는 것도 물론 힘들지만, 그전에 물건을 분류하고 또 차에 싣고 내리는 일이 더 고됩니다. 특히 곳곳에서 모인 택배를 1차로 분류하는 곳은 쉴 새 없이 물건이 들어오기 때문에 일이 더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취재해봤더니 그게 힘들 뿐 아니라, 일하기 위험한 작업장도 있었습니다.

먼저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군포의 복합물류터미널입니다.

주문한 택배가 이곳에 모여 수도권 각지로 흩어집니다.

바로 주변에 있는 골프장 크기만 한 이 부지에서 각 택배사들이 건물 하나씩 사용 중인데 그 안에서 이뤄지는 택배 분류작업은 일이 고되기로도 유명하지만, 작업환경이 위험천만하다고 합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한 남성이 택배 상자들을 정리합니다.

안전장치 없이 난간에 한쪽 다리를 걸치고 위태롭게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또 다른 남성은 10m가 넘는 높이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발로 밉니다.

역시 안전장치는 없습니다.


자칫 기계에 몸이 끼거나 아래로 떨어지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 작업자들은 기계가 낡아 위험한 작업이 불가피하다고 말합니다.

[상하차 작업자 : 컨베이어 벨트가 안 도니까 그걸 수리를 해야 하는데 제대로 수리를 안 하니까 사람이 그걸 미는 거예요. (위험하니까) 한 번 올라갔다 오면 땀이 삐질삐질 나요.]

기계에 문제가 생기면 멈추고 정비하는 게 당연한데, 작업이 밀릴까 봐 사람의 힘으로 때운다는 겁니다.

[상하차 작업자 : 기계를 한 번 세울 때마다 작업 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나거든요.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기계가 쉬질 않아요. 안전이고 뭐고 일단 당장 박스들이 계속 떨어지니까 그러다 보니까 다치는 경우도 많고.]

작업자들이 지속적으로 수리를 요청했지만 아주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묵묵부답이라고 합니다.

[상하차 작업자 : (지난해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 홈쇼핑에 볼일이 있어 가지고 온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렇게 고쳐달라고 했을 때 안 고치던 거를 주간에 업체들을 불러 가지고 그물망이나 그런 거를 싹 다 수리를 (해주더라고요.)]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김준희)  

▶ 안전수칙 있으나 마나…사고 통계조차 없다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6199663 ]

이현정 기자a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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